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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람들은 면접을 보면 말 때문에 대부분 다 떨어진다?" - 아니죠!대구상원고 김민지 학생의 면접 캠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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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5  08: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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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12일 양일간 대구에서는 대구교육청 주최로, 입시를 앞둔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에 대비하는 디베이트 캠프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작년 말 학부모 디베이트 연수에 참가했던 고3 학부모들의 특별한 요청에 의해 기획되었다.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 대구 센터가 자원봉사했다. 다음은 이 캠프에 참가한 대구 상원고 김민지 학생의 후기다. <편집자주>

   
 

학교에서 돌아와 막 신발을 벗으려는데 엄마가 “디베이트 신청 해놨어.”라고 말씀하셨다.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말 동안 하는데 시간이 길기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하는 것이란다.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신청해 놓은 엄마가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난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고, 곧 개학을 하기 때문에 주말을 모두 할애한다는 것은 마치 나 혼자만 주말이라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큰 손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하고 나면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말하기 능력과 동시에 듣기 능력도 많이 향상 된다.”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엄마에게 차마 속마음을 꺼내 보일 수가 없었다. 결국 캠프를 가기 전날까지 고민을 하다가 ‘내가 공부하기 바쁜 시기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엄마가 신청했을 정도인데 충분히 남는 것이 있겠다.’라는 결론을 겨우 내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캠프 첫째 날, 대구시에서 주최했기 때문에 다른 학교, 다른 동네에서 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모두들 처음 보는 사이였으므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더군다나 내가 속한 반에서는 나를 제외하고 모두 남학생이었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잘 적응해 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자기소개를 할 때, 서로가 웃으면서 힘찬 박수를 쳐줌으로써 걱정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

   
 

본격적으로 디베이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디베이트 형식들 중 우리가 배웠던 것은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형식이었다. ‘입안→교차질의→반박→교차질의→요약→전체 교차질의→마지막 초점’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형식은 팀당 2분씩의 prep time을 쓸 수 있으며 상대방의 주장을 열심히 받아 적지 않고서는 결코 진행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선생님께서 이 형식에 대해서 설명을 하실 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와 규칙들이었기 때문에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만 갔다. 이러한 구체적인 규칙 없이 그저 말만 주고받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논리적인 근거보다는 내 생각을 중심적으로 말하는 것, 그것이 토론의 정의라고 단정 짓고 있었던 나에게 매우 색다르게 다가왔다. 마치 어린 시절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믿었던 것에서 점차 성장해 가며 공기와 바람 등과 같은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실전 수업에 들어갔다. 4가지의 과정 중에서 나는 가장 처음인 입안을 담당했는데, 선생님께서 주의를 주신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상대편이 입안을 말할 때 아무것도 적지 않고, 오로지 발표를 잘하기 위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만 몰두해 있었다. 이 잘못을 교차질의를 할 때서야 깨닫게 되었고, 결국 나는 상대편 친구가 묻는 내용에 대답을 생각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정작 나는 어떠한 질문조차 할 수 없었는데 말이다. 그제서야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다음 친구가 말하는 내용에 대해 영어듣기 시험을 칠 때처럼 집중을 하고, 질문할 내용과 반박을 적기 위해 내 손은 언제나 바삐 움직였다. 또한 엄마가 ‘듣기 능력도 많이 향상된다.’ 라는 말씀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수업은 ‘자기소개서 쓰기’ 였는데 대학 진학과 가장 큰 연관성이 있는 수업이기도 했다. 약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주제에 걸맞게 나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1,000자 정도 쓰는 것이었다.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였기에 글자수를 채우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진지하게 써본 것은 처음이었고,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께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긴장과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내 글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난 뒤에 선생님께 칭찬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은 기쁨과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선생님께서는 고칠 점 또한 말씀해 주셨고, 나는 그 내용을 마음 깊이 새겨들었다.

숙제는 다음 시간에 할 디베이트 주제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첫날보다 더 잘하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둘째 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갔음에도 생각만큼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으로는 할 말을 생각해냈지만 정작 말로써는 곧장 나오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또 교차질의를 할 때 상대방의 말만 듣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점에 대해 개념을 한번 더 짚어주셨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방법들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조언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훨씬 더 핵심을 찌르면서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기가 수월해졌다. 또, 디베이트에서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대화를 할 때도 효과적으로 내 의도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은 ‘스피치’시간이었는데 내게는 가장 고쳐야 할 점이 많은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선생님께 말을 빨리 하는 것과 턱을 들고 말하는 것을 지적받았다. 평소에도 친구들에게 종종 그 버릇들에 대해서 들었지만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스피치를 할 때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나은 스피치를 위해서라도 꼭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연설을 할 때 교정 전과 후를 비교함으로써 평상시 말투로 하는 것보다 강약의 조절과 쉼표를 넣어서 말하는 것이 더 또렷하며 힘이 있어 보이고, 나아가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또한 내용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하나만으로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반 친구들과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디베이트를 했다. 내가 대표 중 일원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반 친구들 모두가 함께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그리고 서로 가르쳐주면서 준비를 했다. 마지막답게 다른 반 친구들, 모든 선생님, 그리고 장학관님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진행되었는데 친구들의 노력이 나의 발표에 깃들어있다고 생각하니 지금껏 해왔던 수업 중에서 가장 긴장되었다. 최대한 차분하게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고, 준비했던 내용 중 전부는 보여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수고했다며 격려를 해 주셨고, 친구들은 박수를 쳐주고, 다른 반 친구들과 악수를 하며 서로 잘했다며 칭찬을 할 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많이 부족했음에도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고마웠기 때문이다. 

장학관님의 연설 중에 “대구 사람들도 계속 연습하면 말을 잘할 수 있다.”라는 말씀이 있었다. 캠프를 끝마친 나는, 이 말씀에 매우 공감한다. 실제로 이 캠프에서 배운 내용으로 일상에서 학교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친구들이 “너 왜 이렇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게 늘었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구 사람들은 면접을 보면 말 때문에 대부분 다 떨어진다고.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상도 사람의 특성이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단정 지어버린다. 나 또한 그들처럼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토론 시간을 늘리고 우리를 지도해주는 선생님만 있다면 충분히 그런 편견은 깨버릴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대구 사람’하면 ‘말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닌 ‘토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칭호가 따라다닐 수도 있다. 이러한 세상이 오기 위해서 하루빨리 디베이트가 대구 구석구석에 가득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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