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 카체에 디베이트와 논리적 사고의 관계에 대한 두가지 글이 올라왔다. 왜 디베이트가 논리적 사고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비교해서 읽어보도록 같이 올린다. <편집자주>

논리적 사유, 이성, 그리고 디베이트에 대하여 / 황희병 코치

디베이트 수업을 할 때 우리는 디베이트 헌장을 읽는다. 그 중에 ‘~~~비판적 안목과 통찰력을 배양하며~~~’라는 구절이 있다.

학생들이 묻는다. “선생님! 비판적 안목과 통찰력이 뭐에요?”

그러면, 비판적 안목이란 ‘세상과 사안을 비판적으로 보는 식견’이라고, 통찰력은 ‘사물이나 현상을 통찰하는 능력’이라고 답한다.

아이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한다. 다시 묻는다

“그걸 어떻게 배양해요?”

다시 대답한다. "디베이트를 하다 보면 그런 식견이 생기게 된단다." 또 한번 아이들은 갸우뚱한다. 아이들이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논리적 사유와, 이성, 그리고 디베이트’에 대해서 말이다.

논리적 사유란 다시 말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다. 이를 영어로 표현해 보면 Logical Thinking이라 할 수있다. 여기에서 논리적 생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논리적 생각에 앞서 논리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논리란 자기가 논하는 바를 이치(말이 되게끔)에 맞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원리인 것이다. 그런 원리가 무엇인가? 그 같은 원리를 서양에서는 논리학으로 다루고 있다 

논리학에서는 논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형식논리와 비형식논리다. Formal Logic(형식논리)는 논리전개 형식의 타당성(Validity), 즉 생각하는 방법만 따지는 반면 Informal Logic(비형식논리)는 위의 형식적 타당성 외에 내용의 건전성(Soundness)을 따진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논리학의 유명한 3단 논법을 들어 소크라테스를 '죽여보자'.

대전제:  사람 - 죽는다    

소전제:  소크라테스– 사람

결  론:  소크라테스 – 죽는다

위 사례는 형식논리와 비형식 논리상에 오류가 없다. 누가 봐도 수긍을 할 수 있다. 전제의 내용도 참이고, 논리전개 형식도 타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논리전개 형식이 맞다 하더라도, 해당 전제(근거, 가정)자체가 참이 아니기 때문에 결론이 이상한 논지 전개를 본다. 그러나 그때는 해당 전제가 참인지 여부를 쉽게 판별해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논리 전개의 정당성을 쉽게 분별 해 낼 수가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해당 전제(근거,가정)자체는 참인데 이에 따라 도출된 결론이 타당한지 여부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논리전개의 형식(타당성)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주장: 해군기지를 제주에 다시 건설해야 한다

근거1: 왜냐하면 현재 해군기지는 좁다

근거2: 현재 해군기지는 안전하지 않다

위의 논리는 근거가 참이라고 가정해도 주장을 과연 뒷받침할 수 있는지 여부는 논리전개에 있어 형식의 논리, 즉 그 타당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임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논리, 즉 말이 되게끔 하는 원리는 일상 생활에서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친다고 볼 수있다.

1) 무엇인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2) 자신이 내세우는 주장(결론)이 정당함을 설명하기 위해

3)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전제, 명제, 근거를 파악해 내서

4) 해당 전제나 근거가 참임을 증명하고

5) 이에 따라 자신의 주장(결론)이 타당함을

6) 모두가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련의 사고 프로세스이다

그러면 논리적 생각은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논리적 생각이란 위에 언급한 논리적 사고의 프로세스를 거치는 방식으로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상생활에서 위에 언급한 논리의 순서가, 우리가 늘상 하는 논리적 사유의 순서와 반대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통상 우리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먼저 정해 놓고, 이에 맞는 논거를 찾아간다.

우리가 하는 디베이트도 마찬가지이다.      

논리적 사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결국 논리적 사유는 남을 설득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나 전제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논리적 사유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1) 적합한 근거나 전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고

2) 이를 토대로 삼단 논법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우리는 理性(reason)이라고 부른다. 理性(reason)의 사전적 의미는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이란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나 근거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논리적 사유의 바탕은 이성이라 할 수 있으며, 그 핵심이라는 얘기이다

이같은 논리적 사유(생각)은 언제 필요한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수긍하는 말을 할 때 우리는 논리적 사유가 필요치 않다. 자명한 사실에 대해 굳이 논리적 전개를 할 필요도 없으려니와, 만일 한다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볼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 생각이란 다른 사람과 다른 주장이 나올 수 있는 상황, 즉 갈등을 전제로 해야 한다. 오직 그런 상황에서만 우리는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근거나 전제를 찾아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논리적 사유란

1) 갈등 상황에서

2) 남과 다른 독특한 주장을 펼치며

3) 동시에 그 주장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이유, 근거, 또는 전제를 생각해 내는 것이다.

또한 논리적 사유는

1) 내가 아닌 타자가 나에게 이성의 능력을 강제하는 것이며  

2) 나는 타자를 설득하기 위해 폭력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평화적으로 하려는 의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디베이트 활동을 통해 늘 이 같은 논리적 사유를 연습한다. 왜냐하면 디베이트 논제는 항상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환경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각 찬/반팀 구성원은 상대편과 다른 주장을 하도록 되어있다. 각 구성원은 또한 상대방, 심판, 또는 잠재적 청중을 설득시키기 위해, 또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타당한 근거를 이성적으로 파악해낸다. 디베이트가 논리적 사유의 툴로서 적합한 학습 프로그램인 이유이다. 아니 그 이상의 교육적 효과도 있지 않은가?

우리 학생이 듣고 난 후에 대답한다.

“선생님! 알 것 같기도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해요! 결국, 통찰력이나 비판적 안목 또 이를 기르는 것은 결국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점을 잘 파악해서 상대편을 잘 설득하는 능력이라는 거네요?”

내가 대답했다. “네가 부처님이다!”

논리와 합리 / 박태영 코치

논리적 사고를 위해서 꼭 논리학을 배워야 하는가?

만약 논리학을 꼭 배워야 논리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 학생들 즉 debate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않다는 것이 일상의 경험에서 나오는 결과인 것 같다. 물론 아주 정확한 판단을 요구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debate는 정확한 사고라기보다는 합리적인 사고에 더 가까울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기에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비록 그것이 정확히 삼단논법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면서 주장을 하지만, 그것을 듣는 청중이나 심판도 그것이 형식적인 논리가 맞는지 보다는 앞뒤의 주장에 비추어 보아 옳을 것 같은가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그러면 합리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사고는 과연 관계가 있을까? 합리적인 것이 논리적인 것과 아주 무관하다면 그럼 우리는 비논리적인 것인가?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하면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근거에 입각한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의견에 반대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이런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사고라는 것이, 다뤄지는 주제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논리와 관계가 전혀 없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예로는 앞의 글 중에서의 예시를 이용하기로 하겠다.

주장: 해군기지를 제주에 다시 건설해야 한다

근거1: 왜냐하면 현재 해군기지는 좁다

근거2: 현재 해군기지는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장소가 그 장소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 좁거나 또는 그 사용에 있어 위험하다거나 하면 이사를 생각한다. 또한 군부대가 이전을 한다면 기존의 시설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진리란 순수한 100% 진리는 없다. 지금 진리라고 알려진 것도 언제 깨질지 모르는 것이다. 과학이 과거 진리라고 여겨지던 것들을 부정하면서 발전해 왔다는 것은 모두 아실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 그 상황에서 진리라는 말을 쓸 수는 없지만 그것을 타당한 근거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위의 예를 우리가 합리적으로 판단한 '장소가 좁고 위험하면 이사를 한다'와 '군사시설은 이전하기 위해서는 새로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명제를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숨겨진 전제로 사용한다면

1. (장소가 좁고 위험하면 이사를 한다) .... 숨겨진 전제

2. 현재 해군기지는 좁고 위험하다.

            현재 해군기지는 좁다

            현재 해군기지는 위험하다.

3. 현재 해군기지는 이사를 할 것이다.

4. (군사시설은 이사를 하려면 적절한 시설이 없어 새로 건설해야 한다)...숨겨진 전제

결론:   해군기지를 다시 건설해야 한다.

는 논증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즉, 보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합리적으로 생각해 인정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하여 debate를 할 경우 우리도 모르는 사이 삼단논법을 이용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지금으로서는 배우기 어려운 논리학 때문에 실망하기 보다는 지금과 같이 열심히 debate한다면 좋은 비판적 사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중에 논리학을 공부한다면 비판적 사고의 배양에 있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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