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둥에도 디베이트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벌써 1년이 넘어간다. 어려운 조건에서 디베이트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코치진들의 노력이 대단하다. 그 팀을 리드하는 현진욱 코치를 인터뷰했다. 아래 사진은 1년전 코치 연수를 받는 모습.

디베이트를 하게 된 계기는?
 
학교수업은 영어로 하고, 그외 기타 사회 활동은 인도네시아말로 하게 되는 이곳의 특성상 제대로된 수준의 한글을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런 저런 방법을 사용해서 한글 교육을 하던 중, 마침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케빈리 선생님의 공개 강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강좌에서 많은 내용을 들을 수 있었지만, 그 중에서 critical reading, critical speach, critical listening, critical writing 등 어려운 것들을 게임의 형식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한글습득 수준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했나?  
 
케빈리 선생님 강좌를 듣고 자발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신 학부형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강좌 다음 날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의지를 모았고, 그날 저녁 바로 선생님과 학부형들이 만나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그후 몇차례 연습을 하고, 자체적으로 추가학습을 하고 나서 1월말(2010년)에 학생들을 모아서 디베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코치진은 최초 9명이 지도를 받았고, 이후 인원이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면서 왔고, 지금은 7명의 코치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부 학생(4학년, 5학년)들 4-6명이 한팀을 만들었고,  중고등부 학생(7학년, 8학년) 6-10명이 또 한팀을 꾸렸습니다. 장소는 반둥 한인회 소속의 토요한글학교를 쓰기로 했습니다. 디베이트 주제는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에서 공급해주시는 주제를 위주로 사용했고,  웹사이트 등의 소스에서 나오는 것들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영어 디베이트도 같이 한다고 했는데... 
 
원래는, 중고등부도 한글 디베이트를 하려고 했었습니다만,  학생들이 한글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디베이트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므로, 이왕 관심을 가지고 참가하게된 우리 이들에게 디베이트를 경험하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아이들이 잘할수 있는 언어인 영어로 디베이트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반응은?
 
반응을 보면서 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지만, 그럴 정도까지의 여유를 가져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략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디베이트에 대해서 사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의 경우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그렇지 못한 학부모들의 경우는 무관심하다고 합니다. 초등부 학생들은 재미있다는 친구들도 있고, 이제는 좀 지루하다는 쪽도 있습니다.  중고등부의 경우, 처음에는 준비를 열심히 해오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지는 경향도 보입니다. 

현재 디베이트하는 현황은?
 
코치 7명(초등부 3명, 고등부 4명),  초등부 인원(5-6명), 중고등부 인원(6-8명)입니다. 

타국에서 어려운 점이 많을텐데....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코치의 비전문성. 초기에는 열정으로 꾸려나갔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코치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리서치를 효과적으로 해올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거나 열심히 해오도록 요구하는 스킬, 디베이트 진행 중이나 마무리에서 정확한 포인트 지적및 개선점 도출 어려움, 에세이에 대한 평가/지도는 전혀 할수 없었습니다. 디베이트만 매주 하는 것이 아니라, 디베이트 스킬 교육도 같이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잘 모르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주제와 현실 간의 괴리입니다. 이는 주제개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생활와  인도네시아 교민들의 생활에 차이가 많이 나서, 한국에서는 의미있는 주제들도 이곳에서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교복문제, 두발자유화, 체벌 등등, 우리 아이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들을 리서치 자료들을 읽으면서 이해해야 하고, 그것으로 디베이트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해결하려고, 코치들이 주제를 선정해보면, 난이도조절/ 찬반비중의 균형/ 찬반의 명확성 등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세번째는 주제의 부족입니다. 매주 계속 디베이트를 해오다 보니, 어떤 주제를 해야 할지,  이미 했던 주제를 다시 한번 하는 것은 어떨지 등의 혼선이 옵니다.  한학기 또는 몇 학기에 해당하는 주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문제라기 보다는 조금 우려되는 점도 있는데, 일테면 사리판단을 하기에는 어려울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고민스럽습니다.  물론,  디베이트를 잘 준비해서, 잘 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만,  그렇게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또 학생들의 학년은 올라가고, 저학년쪽 반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코치숫자가 늘어야 하고, 신규 코치가 디베이트 학습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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