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도서관 디베이트 양성과정에서 출발한 디베이트 동아리 '놀디'. 참고로 '놀디'는 <디베이트야! 놀자!>의 약자다. 유경예 코치, 채상원 코치, 김현숙 코치 등을 주축으로 시작하였고, 이어 같은 뜻을 가진 코치들이 합류했다. 작년 10월 처음 모임을 가진 후, 지금까지 꾸준히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바쁜 생활에서, 어떻게 이렇게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할까?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박애령 코치를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디베이트를 접하게 된 계기는?

디베이트를 접하게 된 계기는 간단합니다. 토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저는 약 5 년 전에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강치원 교수님이 강의하시던 원탁토론을 8 주 정도를 수강했습니다.  그때의 수업을 생각해보니, 충분한 이론을 알려주지는 않았고, 아주 간단한 몇 가지만 알려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원하는 사람만 토론을 했고, 그 밖의 수강생은 지켜만 보았습니다. 물론 팀활동은 함께 했지만, 잘하는 사람 위주로 토론을 했습니다. 도움은 되었지만, 흡족하지는 않았습니다.
5년이 지나서도 토론에 대한 답답한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영등포 여성인력센터에서 강의를 시작하기 일주일 전 쯤이었나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학보모 대상으로 집에서 학부모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토론 팁을 알려준다는 1 일 강좌 안내를 접했고, 부푼 마음으로 가서 들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사실 케빈 선생님이 한겨레 신문에서 연재하는 것을 보았고, 그런 강좌를 원했는데,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약간 실망을 했고, 다시 찾아보자고 하던 중에, 인터넷 검색을 했고, 디베이트 클럽을 보았고, 영등포 여성인력센터에서 강좌 개설을  벌써 시작했다는 정보를 접했지요. 그래서 전화로 여성인력센터 담당자에게 전화로 부탁해 2차시부터 들었던 겁니다.

공부 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디베이트 수업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금세 잘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현안 문제를 잘 알아야 했고, 끊임없이 사회가 어떤 문제를 갖고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하는 거지요. 끈을 놓지 말고, 하나의 사안이 어떤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를 예의 주시를 해서, 이 사회의 문제가 마치 내 문제라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한데, 그동안 조금씩만 시사에 관심을 가졌지 내용의 연결성이 없었던 거지요. 저의 문제를 파악한 셈입니다. 그래서 토론을 하려면, 토론 모임에 들어가야겠구나. 토론을 해봐야 실력이 아주 조금씩 향상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양천구에 있는 놀디 모임(놀자 디베이트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문을 두드리게 된 것입니다.

공부 모임의 목표는?

전 놀디란 모임에 3번 참석을 했습니다.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는 대로 제가 느끼고  있는 대로  얘기하자면 놀디란 모임에서 첫 참석 때의 느낌은 학구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우선  토론을 자신 있게 하기 위해서  토론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티칭입니다. 자기의 아이들일 수도 있구요. 가르치는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토론을 해봐야 학생들이 막히는 부분을 찾아 무엇을 안내할 지를 찾을 수 있지 않겠어요? 다음으로는 실력을 쌓아 봉사를 하는 것이지요. 요즘 재능 기부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재능이 없으면 못하니까, 실력을 쌓아 좋은 일, 뿌듯한 일을 하는 거지요. 대화 중에 소외계층의 아이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게다가 친목도 도모하구요.  일석이조 이상이네요.

공부 모임은 어떻게 하나?

정기적인 모임은 첫째, 셋째 월요일, 늦은 8시,  현재로는 이대 목동 가까이에 있는 <행복한 카페>에서 모임이 있습니다. 카페에 모임방이 있어서 미리 신청해 두어야 합니다. 주제는 회원들이 하고 싶은 주제와 이유를 듣고 선택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갔었을 때, 놀디에서는  먼저, 리서치를 공유하고, 주제의 함의와 토론을 할 때 생각해 볼 거리들에 대해 애기를 나누었습니다. 놀디의 회원이 많지 않아 토론을 할 상황이 아닌 게지요. 그런데 영등포 여성인력센터에서 수료한 회원들이 합류하면서 토론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토론을 하기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완벽한 토론은 딱 한번 3월 12일에 퍼블릭으로 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찬반 먼저 나중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 후, 팀 시간을 가졌습니다. 입론을 시작으로 파이널까지 끝내고, 돌아가면서 강평을 했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생각하기에 공부내용 진행 상황은 토론하기를 원칙으로 하되, 회원이 적게 나올 때는, 그전에 하던 리서치 공유, 주제의 함의에 대해 생각해보기, 토론시에 필요한 청중을 고려한 질문들을 떠올려 얘기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부 모임에서 어려운 점은?

어려운 점은 많지요. 토론을 하고 나면 부족한 게 더 선명해집니다. 입론에서부터 파이널 포커스까지 마음에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기도 합니다.
놀디 모임에는 남자가 한 분, 아가씨 한 분, 나머지 분들은 엄마들인데,  다른 일을 하면서 토론 모임을 병행하시는 분들이어서 모두들 바쁜 거 같아요. 다른 여러 가지 일이 많아  디베이트에만 몰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 거 같아요. 저는 그렇습니다. 다른 분도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제 생각이 맞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리서치와 토론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항상 아쉬움이 많다는 얘기지요.

현장 활동은 하는지?

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다른 분들이 저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얘기를 해야 도움이 될 지 어려운 문제이네요. 하지만 저의 경우는 토론을 계속해야 한다는 이유는 몇 가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토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는 것은, 앞에서 말했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토론의 생각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가족 내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저의 어린 시절에도 있었고, 저의 집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을 했고, 가정 내에서 가족회의를 자연스럽게 익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상 했습니다. 그래서 토론을 해야 하고, 제 자신이 토론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는 엄마와 아빠의 말에 복종만 했지요.  요즘에는 과거 보다는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가정 내에 합리적인 대화 부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부모나 친구나 학교에 질질 끌려가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거지요. 합리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가족 내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과 가족 내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 아이들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부모님들이 토론이라는 문화에 익숙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안에서 생기는 문제가 많은데, 그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하는 집안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부모님들이 통보를 하듯 문제를 풀어나가는 집도 보았습니다. 또, 문제가 있는 부부도 많은데 부부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그 문제가 자식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경우도 제법 되는 것 같아요.
전 우리 사회가  아직도 수직적인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평적인 관계의 시작이 토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가정이라는 것입니다. 가정이 안정이 되어야 가족 구성원이나, 사회, 나아가서는 국가가 안정이 되겠지요.  너무 거창한 이야기 같지만, 가정이 바뀌면 사회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토론을 시작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먼저 가정에서 시작해야겠지요.
작년에  디베이트 강의에서 토론을 한 후와, 놀디(놀자 디베이트 모임명에서)에서 토론을 해본 결과 디베이트는 리서치의 양이 많아 잘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토론의 과정을 경험하고, 피드백을 한 후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시간이 지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토론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토론에 관심이 있거나, 토론 수업을 들은 사람은 토론의 흐름을 계속 가져가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배운 것을 사장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제가는 제가 배운  것을 활용할 그때를 위해 내공을 쌓는 것이지요.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없더라도 시간을 내어 준비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내가 준비를 해  토론에 대한 부담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혼자서는 약간 힘이 들고, 맥이 빠질 거 같아요.  다른 분들과 함께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으니  저희와 같은 모임에 들어가던지, 아니면 모임을 만들어 토론을 계속 하기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토론문화가 가족 내부에 생겼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과 부모님이 변해야 아이들도 변한다는 생각, 그리고 토론을 시작한 분이라면 토론을 계속함으로써 사회의 작은 거름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간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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