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지자체가 교육에 큰 관심을 쏟지만 그중 경기도 화성시는 단연 돋보인다. 특히 경기도교육청과의 협력으로 창의지성 교육도시를 추구하면서, 구체적으로는 25명 미만의 스몰클래스제 운영과 토론 중심 교육이라는 혁신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을 한국디베이트신문이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채인석 화성시장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의 교육은 한 마을 모두가 책임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문제가 학부모나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닐진대, 지자체가 교육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예전 농경사회에서는 우리나라도 각 가정과 서당 뿐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하나의 학교이며 마을 어르신들이 인생의 스승 역할도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순기능을 이제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회가 분화되고 경제가 발전되면서 교육은 없고 치열한 경쟁만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교육환경과 시스템은 더 이상 가정과 학교에만 교육을 맡길 수 없게 됐습니다. 교육문제가 곧 사회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교육은 단순히 교육청의 업무가 아니라 이제는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사회적 이슈라 생각합니다.

또한 현대사회는 복지사회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할 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최고의 복지서비스라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한 도시의 경쟁력은 그 도시의 교육환경으로 평가되는 시대라는 점을 기억해야합니다.

화성시장으로서 화성시를 교육도시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어떤 비젼을 갖고 계십니까?

화성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을 포함하여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체가 상주하고 있는 기업도시입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의 1.4배가 넘는 광활한 면적에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은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또한 동탄 1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시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등 화성시는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인근 수원시나 안산시 등 교육환경이 화성시보다 나은 대도시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무척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출퇴근시에는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퇴근 이후에는 지역경제가 공동화되는 문제점 등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여 직주분리(職住分離)현상을 개선하고 정주여건을 강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성시가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들에게는 교육에 대한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토론위주의 수업이 가능한 창의지성교육도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창의지성교육은 인류사회의 다양한 지적전통(동서양의 고전과 명저서), 문화적 소양(문화예술 작품), 경험과 실천을 바탕으로 비판적인 사고활동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이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통찰력과 상상력, 창조적 기획능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며, 그 중심에는 25명 미만의 스몰클래스제 운영과 토론 중심 교육이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창의지성교육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화성시는 교육문제에 관한한 어떤 특별한 포지셔닝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시는 오는 5월 말에 전국에서 최초로 창의지성교육도시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화성시는 창의지성교육도시 구축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 교사 연수 등의 허브역할을 담당할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할 예정이며 경기도교육청은 창의지성교육도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25명 미만의 스몰클래스제 운영 등에 대한 지침부여 등을 세울 것입니다.

창의지성교육도시는 현재 경기도교육청이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혁신교육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혁신적인 교육모델로, 화성시는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2개 권역에 창의지성교육 모델지구를 지정 23개교에 대해 시범 적용 후 오는 2013년에는 초등학교 전체 확대, 2014년에는 중학교 전체로 창의지성교육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화성시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시가 추진하는 창의지성교육도시의 성공을 토대로, 화성시가 대한민국의 교육의 틀이 바뀌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의지성교육의 핵심중의 하나는 토론교육입니다. 토론 교육, 디베이트 교육에 대한 시장님의 소신은 무엇입니까?

토론의 전제는 상대방의 인정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주장을 정연하게 설득하는 능력 못지 않게 상대방의 입장과 주장을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토론이 가능합니다.

현재 기성세대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주입식 교육과 치열한 경쟁관계속에서 나 아닌 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고가 만연합니다. 어릴 적부터 토론교육을 통해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은 무엇보다 인성교육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어떤 교육보다 필요한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토론을 위해선 타당한 논리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그만큼 많은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자기주도학습으로 이어져 학생 스스로의 학습능력이 배양될 것입니다. 이에 더해 논리력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과 창의력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육지형에서 토론교육은 절실하나 장애물도 많습니다. 기존의 주입식 수업 관행, 학부모의 몰이해 등이 거론됩니다. 이를 염두에 둘 때 2012년 경기도 화성시 토론교육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주입식 수업의 관행을 없애기 위해선 토론 교육이 아이들에게 훨씬 중요하다고 학부모를 이해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재 토론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있는 교사를 육성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토론을 진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학교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자질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화성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이 바로 토론식 수업을 중심으로 한 창의지성교육입니다.

이를 위해 앞서 말씀드린대로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를 설립, 각종 교육프로그램 연구, 교사 교육실시, 모니터링 등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올해 추경예산을 통해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 구축을 위해 15억원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는 창의지성교육관련 연구를 총괄하고 교사연수 및 학부모교육을 지원을 담당하는 기획행정분과, 학교별 프로그램 운영, 교육과정 재구성 및 분석, 각 영역별 토론주제 선정 등을 담당할 연구분과, 창의체험 환경운영, 현장 학교와 연결, 창의지성교육관련 모니터링을 담당할 개발운영분과 등 3개 분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토론 디베이트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가 많은데, 학부모님들께 당부 말씀이 있다면?

주입식 교육의 폐해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보다 더 나은 인재,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인간에 대한 배려를 할 줄 하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라신다면 토론식 수업이 중심이 되는 창의지성교육을 응원해 주십시요. 화성시에서 시작된 창의지성교육은 우리나라 교육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교육모델입니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지속적으로 협의, 연구해가며 화성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어가겠습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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