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교육 1번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리더인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정책을 주력하고 있기 때문. 한국디베이트신문이 김영종 종로구청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김영종 종로구청장

 

지난해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행정안전부, SBS방송국 등 4개 기관의 ‘사회의 질(Social Quality)' 조사에서 종로구가 전국 1위 자치단체로 선정되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사회의 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며, 1위로 선정된 비결은 무엇입니까?

‘사회의 질’이란 복지, 교육, 문화 등 각종 제도가 개개인의 역량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는지, 전체 사회의 발전이 개인의 역량 개발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종로구가 사회의 질 전국 1위 자치단체로 선정됐다는 것은 문화, 복지, 의료, 교육, 평균거주기간, 재정자립도, 주민참여 등 모든 여건을 고려했을 때, 우리 종로구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다양하게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 사회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종로구 곳곳에 조성한 도시텃밭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공동으로 경작되고 있습니다. 텃밭은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체험학습장이자, 수확한 농작물로는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나눔의 광장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옥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한옥 체험살이’와 지역주민이 관광객들에게 동네 이야기를 직접 전하는 ‘골목길해설사’ 프로그램 등이 적극적인 주민참여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로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종로를 찾는 사람들 모두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지역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곳곳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 보다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수도 서울 6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자 자랑입니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살기 좋은 동네’를 언급하며 지리(地理), 산수(山水)와 더불어 ‘인심’이 좋아야 진정 좋은 동네라고 했듯이, 토박이가 많은 우리 종로야말로 인심이 넘치는 살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종로구청이 전개했던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도서 관련 행사가 성료되었습니다. 김영종 구청장님께서 직접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책’에 대한 강연을 하셔서 더 뜻 깊은 행사가 된 것 같습니다. 이런 행사를 마치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매우 기쁘고 뿌듯합니다. 이번 행사는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아 책 읽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그리고 주5일수업제 전면시행을 맞아 수준 높은 주말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보자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특히, 가족 간의 소통(疏通)을 주제로 한 강연을 마련해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있는 공원을 그냥 곁에 두는 공간이 아니라 1일 숲속 도서관 및 연주회장으로 활용해 좀 더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의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책’이라는 제목으로 강연도 했는데‘청소부 밥’이라는 책의 내용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책의 내용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진정 소중한 가치들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많은 분들이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영종 구청장님의 5대 공약 중 하나인 ‘아이 키우기 좋은 종로’ 부분의 이행 상황을 살펴보니,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건립이 이미 완료되고,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하시는 등 독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독서 나눔 행사는 독서의 경계를 넘어 디베이트 특강을 포함하셨다는 점에서도 독특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책 속에는 꿈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이키우기 좋은 종로’의 첫걸음으로 구립도서관이 단 한군데도 없었던 종로구에 구립도서관 건립을 실현했습니다. 지난해 구청사 내 작은 도서관인 삼봉서랑과 어린이 영어특화도서관인 통인도서관을 개관했으며 삼청 공원의 매점을 리모델링하고 북카페를 조성해 ‘삼청동 숲속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또한 올해 9월까지 6개 마을문고를 새단장해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인왕산 청운공원에 문학을 테마로 한 전통한옥 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특화된 도서관을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이 외에도 젊은 엄마들이 아이 손을 잡고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곳에 작은 도서관을 여러 개 만들어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이 도서관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접하면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구립 도서관과 북스타트 운동을 연계해‘책 읽는 종로’를 만들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번 독서나눔 행사에서 디베이트 특강을 포함한 것은 토론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느끼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책을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누고 다양한 견해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의 교육은 한 마을 모두가 책임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문제가 학부모나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닐진대, 지자체가 교육 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교육 문제에 있어 지자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빈부에 따른 사회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몸의 통로인 혈관이 막히면 동맥경화에 걸리는 것처럼 사회도 통로가 막히면 마비되고 썩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사회는 교육의 기회가 소득수준에 비례하고 있어 교육이 계급화 되어가는 상황입니다. 부모의 재산과 능력이 자식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지자체가 공적 차원에서 교육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 배경입니다. 또한, 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민의 욕구와 비중이 점점 커져 가고 있는 만큼,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육청과 교과부의 과제라는 기존 관점과 달리 지자체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자체에서 교육이 부차적인 과제였던 만큼 지자체가 교육정책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아직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교육청과 달리 지자체가 교육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를 정하는 것이, 그와 관련된 모든 사업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선 5기 종로구는 ‘아이키우기 좋은 젊은 교육도시’건설이라는 구정목표 아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등 주민들에게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교육경비지원을 구세의 3%에서 5%로 조례를 고치고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학교시설 개선, 방과 후 학교 지원, 영어 화상학습지원, 대학과 연계한 영어캠프 지원, 주5일제수업 전면 시행에 따른 대학생 멘토링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비전센터 설립, 도서관 건립 및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중입니다.
앞으로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움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종로는 정치일번지로서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종로구청장으로서 종로가 정치 일번지뿐만 아니라 교육 일번지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십니까?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재양성이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초석이기 때문에 '백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로구는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우선,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학자금을 지원하고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장학금도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원어민 화상영어는 물론 영어캠프와 영어체험거점학교 등을 운영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시립 청소년수련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으며 중학생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해 가고 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돈 때문에 미래를 향한 기회를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로구는 교육 1등구 실현을 위해 교육비전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비전센터는 중학교 이하의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높은 성적을 얻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고등학생 학부모들의 요구도 중요한 정책수요지만, 성과가 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교육 분야의 특징과 교육을 통해 기회를 확대하자는 정책기조를 고려해 중학생 이하의 기초 실력을 고르게 향상시키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교육비전센터의 설립과 특색 있는 도서관 건립 활성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정해서 학습의 목적을 분명히 세운 다음,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학습계획을 스스로 짜고 스스로 공부하는 학습법입니다. 의존적인 학습법에 길든 학생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 최소 100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육비전센터는 학생이 자기주도학습법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기관으로, 종로구는 교육비전센터 건립 후 자기주도학습 지원, 진로·진학 상담, 학부모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실시하고, 자기주도학습사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은 이제 토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토론 교육, 디베이트 교육에 대한 구청장님의 소신은 무엇입니까?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이 시대에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디베이트는 형식이 있고 찬성과 반대가 있는 것이 주제가 되는 토론 방식으로 형식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토론과는 다른 점입니다. 확실한 주제가 있고 찬성과 반대가 있고 발언 시간과 발언 순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스피치 실력과 함께 논리력이 향상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말을 더욱 경청 하게 되고, 이야기를 할 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선 비판 일색이지만 실제로는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부모들이 디베이트 실력을 갖추고, 자녀들도 어렸을 때부터 디베이트를 경험하며 자주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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