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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교육과정 속으로 토론이 들어가야 성공"<케빈이 만난 디베이트 코치> 장순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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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1  0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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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디베이트에 헌신하고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디베이트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케빈리가 한국 디베이트 코치 열전을 시작한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작년 부산남고에서 시사토론 과목을 운영, 정규 수업 시간에 토론을 접목하고자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장순희 선생님이다. <편집자주>


   
  장순희 선생님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현재 부산의 부산남고등학교에 근무 중입니다. 교사 16년차로, 세계지리와 시사토론을 수업하고 있습니다. 

평소 수업 진행시 토론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오셨습니까?

아마 교사들 중 토론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주역이 되어 살아갈 미래는 지금과는 다를 것입니다. 즉, 평균 수명은 더 길어질 것이고, 평생 동안 하나의 직업이 아닌 서너 개의 직업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교사로서, “그렇다면 이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포커스를 맞춘 입시 위주의 교육이 진정한 교육인가?”, “우리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하려면 고등학교에서 어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흔히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창의성과 인성을 꼽습니다. 창의성과 인성 교육을 하기 위해 교사인 우리는 어떤 수업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토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토론이라는 것을 배운 적도 없고, 더구나 지리를 전공한 본인의 입장에서 토론이라는 것은 제가 지도할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토론 수업을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성과나 문제가 있으셨는지?

본격적으로 ‘시사토론’수업을 하기 전에는 ‘사회’시간에 수행평가의 한 방법으로 실행했습니다. 기존의 수업에서는 토론이 주가 아니었고, 일종의 별식처럼 도입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사인 저의 준비도 소홀했고, 학생들도 평가니까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흉내만 냈습니다. 토론이 좋다는 인식은 있었기 때문에 도입은 하고 싶어서 수업 시간에 실시하긴 했지만, 교사도 학생도 인식 부족, 노하우 부족으로 힘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이걸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우리 모두 했었습니다.

부산남고의 경우 작년 1년 사회과목 대신 시사토론을 진행했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부산남고에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사회과 선배 교사 중 한 분이 이제는 토론 수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제게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는 말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토론의 중요성은 알지만 가르칠 자신이 없어서 그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그 십자가를 제가 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토론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고 자신도 없었지만, 토론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던 터라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2월 수업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교재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그 진리를 제 인생에서 직접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매 학기가 시작되면 토론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거창하게 토론과 관련한 이론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토론 수업의 중요성, 우리가 수업시간에 하게 될 토론 형식, 수업 평가 방식 등을 4시간 정도로 진행합니다. 이론 수업을 길게 한다고 학생들이 토론을 잘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토론을 실제로 하면서 토론 형식의 세부 사항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먼저 자료 조사는 교사가 만든 읽기 자료를 학생들이 읽으면서 찬반 자료 조사를 하도록 합니다. 우리가 하는 토론은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자료를 찾아오라고 하면 가능한 학생도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서 포기하게 되므로 처음에는 교사가 만들어 준 자료에서 찾도록 합니다. 학생들이 여기에 좀 익숙해지면 컴퓨터실에 가서 인터넷을 통한 자료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두 번째는 모둠토론을 합니다. 대부분의 교사가 토론에 실패하는 이유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토론을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머지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하고 싶어도 자료 조사가 충분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둠 토론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하나씩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 자료 조사가 미흡한 학생들은 친구의 발표를 듣고 자료를 보강할 수 있고 모둠원들은 그 모둠의 토론 준비지를 완성합니다. 세 번째는 희망 학생들이 팀(세 모둠이 한 팀) 대표로 나와서 반 토론을 합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토론 평가지를 작성하게 됩니다. 토론이 끝나면 승패를 가리게 되고, 최우수 토론자를 선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토론 논제에 대한 논술문 작성을 합니다. 900자 원고지에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추어 찬/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신의 논리대로 글쓰기를 합니다.
토론 주제는 학기 시작 전에 교사가 선정합니다. 논제는 찬/반 입장이 있는 시사적, 교육적인 주제로 미리 선정합니다. 그러나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면서 주제는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고, 학생들이 토론하고 싶어하는 논제가 토론 주제로 적당하면 계획에 없던 논제를 토론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의 토론 수업에 대한 관심도는 더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토론 주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2011년 1학기 토론 주제>
- 학교체벌은 정당하다.
- 무상급식 제도는 확대되어야 한다.
- 남녀공학 학교는 효율적이다.
- 군가산점 제도를 시행해야한다
- 대학 진학시 봉사활동 시수 평가는 합리적이다.
<2012년 1학기 토론 주제>
- 원자력 발전은 지속되어야 한다.
- 형사처벌은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율적 수단이다.
- 국민참여재판제도는 확대되어야 한다.
- 군가산점 제도를 시행해야한다
- 공동주택 내 애완견 사육은 정당하다.
- 선거권을 만16세로 확대해야 한다.
- 대기업의 사회적 기업 진출은 정당하다.
- 통일세 신설은 정당하다.

   
  토론 수업 진행 과정

1년 동안 시사토론 과목을 진행한 이후 반응은?

현재 2학년은 작년에 토론 수업을 했습니다. 지금도 복도에서 만나면 토론 수업이 끝났음을 아쉬워합니다. 학기말에 있는 교내토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 기회를 기다리는 2, 3학년 학생들을 생각해서 좀 힘들더라도 학기말에 제 3회 한물결 토론대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디베이트를 만나게 된 계기와 과정, 그리고 소감은?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작년 초에 토론 수업을 하면서 한겨레신문에서 케빈 선생님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토론 수업을 준비하느라 책도 여러 권 읽었는데, 케빈 선생님의 글이 수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글로만 접하다 보니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여름방학 때 부산남고에 오셔서 교사 연수도 해 주시고, 토론 캠프도 하면서 토론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년 부산남고가 2회 대회에서 1위를 했는데, 지도교사로서 어떻게 준비했는지?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도해 주셨기 때문에 1등이 가능했습니다. 결코 혼자 학생들을 지도한 것은 아니었음을 우선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용어 조사를 하도록 했고, 찬/반 입장에서의 입론, 마지막 초점까지는 시나리오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사회 심화동아리 선후배, 토론 대회 수상 경험이 있는 선배까지 참석시켜서 학생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제 3회 전국 초중고 학생 디베이트 대회 때 죽 심판을 봐주셨는데, 그 소감이 있다면?

학교의 토론 수업은 성적을 산출해야 합니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내신 성적은 입학사정관제도, 수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큼이나 중요한 것입니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시 중요한 자료가 되는 성적 산출의 책임을 지고 있는 교사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심판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고, 내친 김에 심판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토론 평가에 대한 노하우와 자심감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클래스에서 디베이트를 진행할 때 미리 경험해본 선생님으로서 조언해주신다면?

학교 수업에서 토론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 교육과정 속으로 토론 수업을 넣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교사와 학생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토론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교사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으면 토론 수업의 질은 낮아질 수 밖에 없으므로 학급 당 인원 수를 줄이고 수업은 학기 집중이수제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론 수업을 제대로 하고자하는 교사의 열정입니다.

   
  학생들에게 토론을 지도하는 장순희 선생님

앞으로 선생님을 하시면서 디베이트를 어떻게 적용하실 계획인지?

부산남고가 아닌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면 지금처럼 토론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교육과정 상 시사토론 수업이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다른 학교로 토론 수업이 확산되길 바라고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는 부산남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저는 참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부산남고를 위해 노력하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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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Lee
제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제일 기뻤던 일 중의 하나는, 한국에는 경향각지에 정말로 훌륭하고, 의지가 바른 선생님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장순희 선생님은 그러한 판단에 크게 기여한 분 중의 한 분입니다. 감사하고, 파이팅입니다!!
(2012-06-13 23: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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