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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에 대한 믿음과 확신, 애정이면 충분!"<케빈이 만난 디베이트 코치> 김연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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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9  12: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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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디베이트에 헌신하고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디베이트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케빈리가 한국 디베이트 코치 열전을 시작한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장훈고에서 열심히 디베이트 활동을 하고있는 김연숙 선생님이다. <편집자주>

   
  김연숙 선생님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장훈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20여 년 동안 ‘국어’교과를 매개로 학생들과 호흡할 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평소 수업 진행시 토론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오셨는지?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에서 졸던 학생들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순간이 되면 갑자기 두 눈에 광채가 납니다. 교사라면 바로 그 순간이 놓쳐서는 안 될 장면이라고 봅니다. 초-중-고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의견이 지워져 가서, 마침내 OMR카드만이 남아 있는 학생들로 키워내는 교육에 회의가 컸던 편입니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시공간을 뛰어넘어 저자와 소통하는 ‘독서’가 그러하고, 교실수업 자체가 사제와 학습자 간 ‘소통’이어야 하며, 학생이 복습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완성하는 내면화 과정도, 교사라면 누구라도 지향하는 수업의 가치도 결국 막힘의 병통이 없는 ‘소통’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 또한 아직 입시적 수월성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해 강의식 수업에 머물러 있는 평범한 교사일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지요.

선생님이 학교에서 토론을 진행시켜온 역사를 회고해주세요. 

지난 해 2011년 1년간 희망자 15-20명으로 구성된 디베이트 클래스를 운영했습니다. 학교장님의 허락을 받는 과정에서 방과후 교육활동으로 진행할 것을 권유 받았지만 저로선 일종의 형식실험이기에 비공식 동아리 형태를 고집했습니다. 개점휴업이 되면 어쩌나 걱정스러웠고, 교육비 부담은 없다고 학생들에게 이미(일부러) 구두 안내를 한 상태이기도 해서였습니다. 교육비는 무상, 입출은 자유, 교육시간은 방과후의 방과후였기에 심야토론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기한 건, 출발 인원이 거의 일 년을 버텨준 것과, 예상치 못했던, 조금은 다양한 수상 실적입니다. 올해에는 저희 학교에서 토요비전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으로 공식화하여 3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유상인데, 학생들의 교육비 일부를 영등포 구청의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디베이트를 만나게 된 계기와 과정, 그리고 소감은?

학생들의 독서록을 읽다보면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는 놀라운 대목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학습자 간 전이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한계가 늘 아쉬웠습니다. 학생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수업을 꿈꾸다가 ‘토론’을 만났습니다. 여러 연수들을 찾아 기웃거리던 2010년 겨울, 케빈 대표님의 ‘딱 이거다’ 싶은 연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방법과 지향에서 기존의 토론 연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토론은 토론이어야 합니다. 토론처럼 비치는 것, 무늬만 토론이고 실은 연극으로 끝나는 토론은 토론이 아닙니다. 학생의 의식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거죠. 관광과 여행이 다르듯이, 자기주도적인 지식의 견문과 정보처리가 있어야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한 성장만이 진정한 인지적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주도적 학습자와 교사주도적 학습자가 다르듯이 말입니다.

부부 교사로 알고 있습니다. 부군의 토론 수업에 대한 생각은?

저의 토론지도의 최대 지원자라는 점에서 우선 감사부터 해야겠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한 푼의 이득이 없어도 심야 토론 후의 귀가를 눈감아준 장본인이니까요. 남편은 현재 혁신학교에 재직 중입니다. 주 1-2회 강의 요청이 들어오는 전국구 연수강사이기도 하고요.^^ 수업의 변화를 교사 개인의 선택과 판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합의와 결심에 의해 바꾸어 나가는 ‘학교 혁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배움의 공동체라는 수업 방식은 근본 철학이나 관점에서 소통을 중시하기에 토론 교육과 한 맥락에 있습니다.  

장훈고의 경우, 디베이트 활동이 많이 활성화되어있습니다. 그 현황은?

글쎄요. 학력신장에 관심이 많아 이 방면의 프로그램이 많은 학교입니다. ‘디베이트 활성화’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디베이트 수업 받으러가는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들이나 자율학습 지도교사에게 떳떳해진 상태라고 보면 되겠지요. 현재 1학년 2클래스(12명씩), 2학년 1클래스(15명)이며, 2011년 3월 12일에 교육을 시작한 저로선 ‘대한민국 학생들이 매주 모여 디베이트하는 그날’을 가장 빨리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자부심이 있기는 합니다.^^ 

디베이트 활동에 대한 반응은?

우선 공개 토론에 와서 참관한 학생들의 반응인데(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있는 경우 실시합니다) ‘연아의 갈라 콘서트’를 연상하게 됩니다. A매치 축구경기 같은 흥미진진함이 있습니다. 참관 이후에 가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요. 동료 선생님들의 이해도 높아졌지요. 어떤 분은 ‘저희반 아무개 잘 키워주세요~’하고 부탁하시기도 하고, 아직은 ‘너무 일을 벌여놓지 말고 공부에 집중해라.’고 저 없는 곳에서 조언하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일부의 부모님들께서 이해도가 높아 자녀를 이 수업에 꼭 보내고 싶어하는 분이 계시기도 하고요.

디베이트 대회에서 제자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원하는 코치님들은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이때 학생들에게, 학부모님들에게 어떻게 설명하십니까?

어떤 경기이든 승패가 있지만, 경기 자체가 지닌 재미와 가치를 즐긴 학생이라면 누구든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의 말처럼 ‘낯선 누군가와 함께하는 배움의 장’에서의 멋진 승부는 그 자체가 추억이고 성장이 아닐까요.

클래스에서 디베이트를 진행할 때 미리 경험해본 선생님으로서 조언해주신다면?

지도 기술에 관한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디베이트에 대한 믿음과 확신, 학생들에 대한 애정, 그거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디베이트에 대한 또다른 계획 혹은 소망이 있다면? 

국문학 작품을 수업하다 보면, 우리가 정서적 의사소통이 풍부한 반면, 논리적 의사소통이 부족한 민족이 아니냐 회의할 때가 있습니다. 문학작품이 정서적인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문이 예상되기도 합니다만, 가령 ‘청산별곡’의 화자가 보여주는 ‘각성의 결여’ 측면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삶의 애환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비관하고 체념하는 사이 일상은 후퇴하고 각성은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관습화한 문화가 우리 문화의 한계가 아닐까, 그러므로 문제상황에 대한 자신과의 논리적 소통, 사회적 의사소통으로 가는 길에 ‘토론’이 동원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입시에 의한, 대학입시를 위한, 대학입시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회구조와, 입시의 하부구조가 된 교육의 모순을 전면 수정할 대안으로서의 디베이트의 가치가 바로 역설적이게도 디베이트의 한국적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인 동시에 사회적 합의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중의적 역동성이 곧 한국 디베이트의 현재라고 봅니다. 학생들이 대학을 잘 가려면 디베이트를 해야한다가 있고, 디베이트를 해야 한국이 선진화된다가 있을 때, 여기에서 디베이트의 소극적 위상과 적극적 위상이 결정되리라고 봅니다.
또한 계획이라기보다는 소망이라 해야 할 어떤 것이 있다면, 언제라도 인터넷 자료조사가 가능하고, 다른 수업의 침해가 없으며, 프린터와 복사기까지 갖춘 토론 전용실을 갖춘 교사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꿈’이겠지요. 소망을 압축하자면 ‘대모매모디’입니다. 풀어서 말씀드릴까요?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매일 모여 디베이트하는 그날’입니다. 그러면 디베이트 확산에 애를 쓰시는 모든 분들이 자동으로 제2의 개국공신이 되시는 그날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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