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베이트신문
오피니언칼럼
"우리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는 의식을 키우는 과정"<케빈이 만난 디베이트 코치> 강민구 코치편
한국디베이트신문  |  Editor@KoreaDebate.org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12.05  22:18:5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디베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디베이트에 헌신하고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디베이트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케빈리가 한국 디베이트 코치 열전을 시작한다. <편집자주>
 
전남 영광의 영산성지고등학교 과학담당 강민구 선생님. 지난 여름 디베이트 코치 입문과정을 거치고, 2학기부터 방과후 학교로 일주일에 2시간씩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처녀출전한 제 2회 전국 초중고 학생 디베이트 대회에서는 9위라는 성적을 올려 참가학생이나 코치님 모두 놀랐습니다. 강민구 코치님을 인터뷰했습니다.

   
 
#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돌아온 인생을 잠깐 회고해주세요.

대학 시절 야학을 경험하면서 학습에 함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점점 소외되는 교육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는 있다> (길병덕. 나라원. 1997)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산성지고등학교라는 곳을 소개하면서 그 학교만의 독특한 학교생활을 재미나게 엮어놓았습니다. 그때는 그곳이 저의 보금자리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 디베이트 과정에 들어온 계기는 어떠했습니까?
 
처음 디베이트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 것은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수업을 듣던 중 지도교수님의 제안으로 케빈리 대표의 특강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특강이라고 해봐야 뭐 특별한게 있을까...그냥 교양시간으로 생각하고 시큰둥하게 맨 뒷줄에서 메모장 하나없이 듣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공부의 의미와 찍기의 달인으로 만드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비판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대안학교 교사로서 교육개혁과 교수방법에 관심이 많았던 저를 점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의 오케스트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뭔가 모를 희망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무기력한 학생들에게 어쩌면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강 이후 책을 읽고 카페에도 가입을 했습니다. 다행히 광주에서 코치 입문과정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수를 했습니다. 그 이후 2학기에 바로 방과후수업으로 설강하고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 학교 소개를 좀 해주세요.

우리 학교는 삶의 지향점과 가치관이 혼란스러운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질을 사용하는 정신의 힘을 기르기 위하여 각자의 마음을 밝히고 마음을 잘 사용하도록 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등학교는 각자의 개성이 무시되는 지식위주의 무한경쟁 교육현실에서 학생 개개인의 자아실현과 우리사회의 올바른 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 생태와 환경교육 등 21세기 새로운 기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1998년 3월에 특성화고등학교로 개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 부적응 중심의 대안학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학생들에게 디베이트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부적응의 사례는 폭력, 따돌림, 무기력, 게임중독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된 학생들은 대부분 자아 존중감이 부족합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학교에서는 사물, 댄스, 밴드, 배구 등 다양한 분야의 대회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연계된 특성화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체능 분야에 치우쳐 있었다면 디베이트를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가장 교과학습과 연계된 분야로 넓히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디베이트를 통해 남들 앞에 서는 자신을 바라보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도 준비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교육은 의식의 성장이다’ 라는 말입니다. 이와 함께 ‘디베이트는 의식 성장의 과정이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는 의식을 키우는 과정인 것입니다.

# 부적응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조심스레 저도 디베이트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관심은 많은데 스스로 집중력과 의지력이 부족해서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학생에게 참관을 먼저 시켰습니다.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디베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회에 걸쳐 실전 디베이트를 경험하였고 스스로 만족하는 듯 했습니다. 평소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자신이 1시간 넘도록 한가지만을 위해 집중한게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준비과정과 에세이 숙제가 어렵다며 잠시 쉬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은 우선 참관이 기본이 되어 지도교사의 개별상담으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 구성원의 신뢰감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디베이터들도 모두 참관과 상담 그리고, 팀원들의 격려 속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올 2학기 때부터 디베이트 수업을 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했습니까?
 
디베이트 특강을 듣고 책과 홈페이지를 바탕으로 우선 우리반 녀석 2명에게 디베이트가 무엇인지 설명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싶었던 것입니다. 두 학생 중 한 명은 후에 대회까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기숙사 한켠에서 1시간여 동안 설명을 듣고 난 후 두 학생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방과후 시간에 과학실에서 설명회를 개최할테니 관심 가질만한 학생들을 모아오라고 했습니다. 6명이 모였고 설명회를 듣고나서는 모두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4명으로 역사적인 첫 디베이트를 하게되었습니다. 방과후 시간을 이용하여 저녁 6시 30분부터 8시 넘어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평소에는 50분 수업도 지루하고 힘들어하던 녀석들이 2시간여를 쉼없이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저 자신도 많이 놀란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는 주1회 빠짐없이 진행하여 13번째 수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이번 제 2회 대회 참가 후일담을 소개해주세요. 

대안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토론대회를 하러 서울까지 간다고 하니 주위의 시선은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음을 의미하는 듯 했습니다. 지도교사인 저 역시 배우러 가는 것이지 상을 타기 위함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욕심이 났습니다. 특히 소외되고 어려운 상황을 겪었을 아이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이런 결과가 ‘의식의 성장 과정’임을 일깨워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준비과정에서 지도교사의 전공이 과학인지라 많은 도움이 주지못해 아쉽기도 했지만 오히려 학생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학생 스스로 사회전공, 역사 전공 선생님을 찾아다녔고 미리 시나리오를 완성하여 서로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디베이트 당일 날 전 어쩜 최고의 칭찬을 부산남고 지도교사로부터 듣게되었습니다. 대회를 시작하기 앞서 책상배치가 잘 되어있지 않았는데 우리 학생들이 일찍 들어가서 상대편 자리까지 정돈해주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대회도 좋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아래는, 대회 이후 아이들이 쓴 에세이입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1학년 엄태민 - 우리가 이번 대회를 통해서 배운 점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첫째. 모두가 준비한 것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자신감 있게 이야기 하는 것. 둘째. 똑같은 주제로 여러번 디베이트를 하니, 전 팀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꼭 메모해 둘 것. 셋째. 시나리오를 짜게 되면 발표하는데 수월하다는 것. 넷째. 우리학교가 디베이트를 배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할 것.

2학년 김혜천 - 디베이트는 타임머신이라고! 해본 사람만이 안다. 4 라운드를 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45분씩 한 라운드를 해 총 3시간 동안 똑같은 주제로 다른 4팀과 말씨름을 하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이해를 못할 수 있다. 정말 해 본 사람은 안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열심히 준비해서 그런 것인 줄은 모르겠지만 디베이트하는 순간 디베이터에게 몇시 몇분이라는 것은 없다. 정말 즐긴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정말 결론적으로 즐겁게 배우고 새로운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9등이라는 결과가 아쉽다기보다 조금 미진한 준비때문에 스스로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도 연락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거기까지 생각 못한 것이 좀 아쉽지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 대회 이후 학교에서 디베이트를 대하는 태도가 변했습니까?

학교간 교과성적이 아닌 진정 디베이트를 즐기고 배움의 자세가 준비된 학생들이 순위에 오른 것으로 판단되었고 아이들 역시 느끼는 듯 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내려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부모, 친구, 선후배들에게 전화를 하며 호들갑떠는 녀석들을 보며 이제 시작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회 이후 학교에서 디베이트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습니다. 학생들이 하나 둘 찾아와 함께 하고싶어합니다. 그래서 정식적인 참관제도를 두었습니다. 먼저 1~2회 참관을 하고 이후 디베이트 반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보통 2~3명 정도의 참관인이 생겼으며 그 중 디베이트 반으로 합류하기도 하고 몇 주 정도 해보고 힘들다며 나가는 학생도 생겨났습니다. 아무래도 준비과정이 힘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워낙에 학습에 대한 준비나 실행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갑자기 이런 수업을 하려니 힘든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7명의 디베이터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디베이터인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누가 하는지 어떻게 시작했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소극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학생이 디베이트 3개월 만에 교과시간에도 영향을 주어 학생의 말수도 늘고 수업태도도 변했다는 평가입니다. 참관하던 학생들은 그 학생의 디베이팅 모습을 보고 놀라는 듯했습니다. 또한 몇몇 학생들은 사회, 문화 영역의 비롯한 수업태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덕에 디베이트는 교내에서 학습태도와 발표력을 키워주는 우수 프로그램으로 신뢰받고 있습니다.

   
영산성지고등학교 학생들의 디베이트 모습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전 우리 교육이 학교가 아닌 학생을 보았으면 합니다. 기업처럼 실적이 아닌 가정의 분위기를 말하듯 학교를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교육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는 우리의 아이들을 살리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조금 남과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배타하는 문화가 아닌 그만의 생활방식을 존중해주고 보장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은 학교가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체제를 변화시켜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일반 공립학교를 살펴보면 뛰어나신 선생님이 많습니다. 그 분들과 함께 교실에서부터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하나로 디베이트가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골라내고 줄서기의 학습이 아닌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고민하고 서로 협력하여 토론할 줄 아는 학습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작은 시골학교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을 좀 더 일으켜보렵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저작권자 © 한국디베이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디베이트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하늘동행 최혜령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흐뭇합니다.
교육은 어떤 목적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학생을 위한 것이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 그것이 이루어지는 순간 다른 것은 모두 가능성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뒤를 이어 바람직한 모습들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리라 믿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든든합니다.

(2011-12-06 16:02:29)
Kevin Lee
감동적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2011-12-05 23:02:30)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한국디베이트신문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52134 14054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 273 712호 전화 031) 425-7114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훈  |  등록연월일 : 2011년 11월 23일  |  발행인 : 이경훈  |  편집인 : 이경훈
Copyright (C) Since 2011 한국디베이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usaedunew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