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안으로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이외수 선생의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중에서]

관악구청을 들어서면 먼저 건물 입구에 걸린 대형 현판에 적힌 따뜻한 글귀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과연 다양한 형태의 작은 도서관을 개관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관악구청과 잘 어울리는 첫 인사법이다. 주민들을 위한 따스한 배려와 관심으로 구청의 문턱을 낮추고 주민들에게 구청을 가장 친근한 장소로 변화시킨 주역, 유종필 관악구청장을 만났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평생학습축제에서는 말춤 비디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직원들과의 축구경기에서 발을 다쳐 일시적으로 목발 신세로 지내고 있다.

제4회 다산목민대상, 제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수상 등은 창의행정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 구청장님께서 지향하는 ‘창의성’이란? 그리고 일궈낸 성과들은?

오늘날 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부를 지배하고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창의성, 곧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지식인들의 업적이 축적된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능력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부들이 참석하는 국장단회의를 봉숭아학당처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을 깨고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책잔치 홍보를 위해 강남스타일 말춤을 제안하는 파격에서부터 구청 1층에 개관한 용꿈 꾸는 도서관까지 이 모든 것들이 간부들의 토론식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이렇듯 창의성은 자유분방한 가운데 나옵니다. 틀이나 제도에 얽매여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창의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청 홈페이지에 직원들이 누구나 제안할 수 있는 ‘상상대로’를 운영하여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업무에 대해 부단히 사색하고 현장에서 문제의 씨앗을 발굴하는 노력들을 통해 창의행정이 이루어지므로 직원들이 이러한 원리 등을 잘 이해하고 적극 실천토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관악구는 다산목민대상,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제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최우수상, 그리고 제20회 지식경영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서울시에서 행정 우수사례 전파을 위한 발표회에서 1․2회 모두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2 관악책잔치-평생학습마을축제’를 통해 구민들에게 독서문화를 환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행사를 열게 된 목적과 마친 후의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란 리처드 스틸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성인들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책잔치' 개최로 독서 분위기를 확산하여, 구민의 정서함양과 함께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독서리더 양성, 독후활동 사례워크숍 등을 통한 문화인자 발굴 및 양성과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위한 적극적 홍보로 독서운동의 우리나라 대표축제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유종필 구청장의 저서인 <세계 도서관 기행>의 표지. 2011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작은도서관 개관 등 활발한 지식문화사업 추진과 관련 독서, 토론 확산을 위해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과 앞으로 예정된 계획은?

제가 고등학교 시절 독서모임을 통해 독서의 매력을 느끼고 그 후 독서신문, 문학잡지 등을 정기적으로 구독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론 세계도서관에 대한 책을 내기도 했지요.  제 자신도 독서를 무척 즐기는 편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독서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들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도서관을 많이 설치함으로써 우리 관악의 아이들, 특히 어려운 집 아이들이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여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도서관 확충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가 취임해서 지난 1일 관악구청에 개관한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설치한 도서관이 16개이고, 기존부터 있던 것이 5개로 현재 총 21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하게 갖추어진 도서관 있어도 멀리 있으면 찾지 않게 되기에, 집 근처에 위치하여 바로 갈 수 있고 그 곳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걸어서 10분 거리의 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임기 중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40개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관내 전 지하철역에 ‘무인도서대출기’를 확대 설치할 계획으로 이미 4개역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신림역은 12월까지 설치완료하여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손쉽게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대담하고 있는 케빈리 발행인.

교육문제가 학부모나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지자체가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한 가장 큰 요인으로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것이 바로 높은 교육열입니다. 이런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학부모, 선생님, 교육기관만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관리하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는 여건을 갖추도록 지원해야합니다.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지자체의 주인인 학부모 학생들의 만족도 높아지고 이것이 곧 구민을 위한 최고의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구에서도 교육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75교육지원센터' 설치하여 총 8개 분야 2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을 활용해 학․관 협력체제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 특기적성 프로그램, 진로상담, 톡톡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개개인의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청장으로서 관악구를 교육일번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비전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미래를 대비한 인재양성 차원에서 뿐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으며, 교육환경개선과 교육기반 확충사업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담보하는 가장 가치 있고 확실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사람을 사람답게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구의 비전이고 이것은 좋은 학교 육성을 통한 수준 높은 공교육과 차별 없는 교육, 평생교육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토론식 학습법인 디베이트 교육에 대한 구청장님의 소신은?

다양한 학습주제를 가지고 찬성측과 반대측, 판정인으로 나뉘어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인 ‘디베이트’는 주입식 교육에서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전환시킬 혁신적 토론식 학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가치를 탐구하고 능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창의적 문제해결력, 비판력, 사고력, 자신 있게 발표하는 능력,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진정한 의미의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주어 팀워크 및 리더쉽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구에서도 서울대 학관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평생학습관에서 디베이트 코치 양성과정을 진행하였으며 앞으로도 디베이트가 확산될 더욱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토론의 승자가 인생의 승자가 되는 법입니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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