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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후보 토론 평가<18대 대통령 선거 토론 모니터단>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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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2  08: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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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토론 전문 미디어로 이 대통령 선거에 기여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한국디베이트신문은 <18대 대통령 선거 토론 모니터단>의 활동을 연재합니다. 단장은 케빈리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 회장 (전 명지대 토론지도 석사과정 교수)입니다. 그 아홉번째 칼럼입니다. <편집자주>

11월 21일 밤 11시 15분부터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후보 토론이 열렸다. 단일화 후보 토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단일화 후보로 누가 적당한가를 보여줄 토론이었기 때문이다.

총평을 하자면, 고급 포장지에 쌓인, 하지만 별 맛없는 밋밋한 밀가루 과자를 먹은 느낌이다. 토론의 외양은 잘 갖췄지만, 내용은 별로였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싶어보자. 먼저 잘 한 점부터.

첫번째, 사회자와 토론 형식. 이번 주 일요일 사망유희 2탄을 절망적으로 시청했던 터라, 숨통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사회자의 진행은 매끄러웠다. 약속한대로, 토론에 개입은 하지 않고, 토론의 순서를 정확히 지켜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토론 형식은 사전에 다 합의되었고, 그 방식이 사회자를 통해 고지되었으며, 이대로 진행되었다. 모두 발언에 이어 세가지 분야에 대한 소위 ‘주도권 토론’이뤄지고, 마지막으로 자유주제에 의한 ‘주도권 토론’이 이뤄졌다. 중간중간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사회자의 가벼운 질문들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정리 발언이 있었다. 크게 문제시될 것없는 토론 형식이었다.

참고로, ‘주도권 토론’이란 디베이트에서의 교차조사와 비슷했다. 그러니까, 한 쪽에서 주도권을 갖고,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은 이에 대해 답변만 하는 식이다. 그러니까 디베이트로 말하자면, 세가지 분야에 대해 서로 각각 7분씩 교차조사하고, 마지막은 자유주제로 각각 7분씩 교차조사하는 식이었다.

두번째, 토론자의 태도.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토론에 진지했다. 사전에 합의된 규칙을 존중하려고 애를 썼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고급 포장지’라고 앞서 말한 것은 이때문이었다. 사회자, 토론 형식, 토론자의 태도 모두가 격조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자의 역할은 실종되고, 규칙없는 무제한 토론에, 황당한 자세로 임한 토론자의 모습을 보였던 사망유희 2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었다.

하지만, 그 ‘고급 포장지’에 쌓인 과자의 맛은 밋밋했다. 심지어 좀 지루하기도 했다. 사망유희의 가장 큰 장점인 ‘적나라함’과 ‘치열함’은 여기에 없었다. 왜 일까?

안철수 후보의 토론 태도 혹은 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번 토론의 목적은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의 선택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자면, 누가 더 단일화 후보로 적당한지를 구별할 수 있는 접근이 있어야했다. 두 사람이 참여하는 1:1 구조의 토론이었지만, 실은 이 두 사람이 같은 진영의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구별하기 힘든 구조로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러자면, 그 안에서라도 상대방과 나를 차별화하고, 왜 내가 단일화 적임자인지를 설득하는 노력이 보여야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너무 진지했다. 학구적이었다. 추상적이었다. 상대방이 단일화 후보로 어떤 점이 약점인지,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효과적으로 보여주질 했다. 교차조사에서 동력은 연속적인 짧은 질문에서 나온다. 그런데, 길고 긴 질문에, 답변이 끝난 후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TV 인터뷰를 하러 나온건지 토론을 하러 나온건지 구별하기 힘들었다. 도대체 "2012년 대한민국에서 시대정신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새로운 체제와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왜 나왔을까? 안철수 후보는 답변을 할 때도 “저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혹은 “저희는 이런 의견을 모아봤습니다.”라는 말투를 썼다. 이번 토론은 국민의 지지를 구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그 말투는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대학원생같았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한다는 것과 치열한 논란이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면서, 치열함을 잃어버렸다. 그 치열함을 잃은 것이 이번 토론이 밋밋하게 진행된 제일 큰 원인이었다.

이에 비해 문재인 후보는 좀 나았다. 상대방과의 차별화 시도가 이곳저곳에서 보였다는 뜻이다. 하지만 크게 봐서는 치열하지 않았다.

디베이트할 때 학생들에게 교차조사를 이렇게 가르친다. “교차조사는 상대방 의견의 오류와 문제를 짧은 질문으로 공격하는 순서다. 이게 잘 되어야 디베이트가 다이나믹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교차조사와 유사한 주도권 토론으로 진행한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는 다이내믹함을 잃어버렸다.

안철수 후보에게 조언한다. 토론은 해당 쟁점에 대해 서로의 견해차를 보여주면서, 청중과 심판이 나를 지지하게끔 유도하는 적극적인 행위이다. 간담회나 대담장에서 나누는 대화와는 다르다. 청중들에게 상대방과 내가 어떻게 다르고, 나의 강점이 어떤 것이며, 왜 나를 지지해야하는지 적극적으로 주장해달라. 그래야 국민들이 쉽게 구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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