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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후보 후보자 토론 제 2회 해설<18대 대통령 선거 토론 모니터단>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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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10  2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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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토론 전문 미디어로 이 대통령 선거에 기여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한국디베이트신문은 <18대 대통령 선거 토론 모니터단>의 활동을 연재합니다. 단장은 케빈리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 회장 (전 명지대 토론지도 석사과정 교수)입니다. 그 열한번째 칼럼입니다. <편집자주>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 2회가 끝났다. 황상무 KBS 기자가 사회를 보고, 경제와 복지 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형식은 이전 1회와 같았다. 추첨에 의해 좌석배치는 왼쪽부터 박근혜 후보, 이정희 후보, 문재인 후보 순서로 앉았다.

이정희 후보는, 1회 토론 이후 쏟아진 칭찬과 비난을 많이 고려한 듯했다. 문재인 후보는 1회 때 쏟아진 걱정을 많이 고려한 듯했다. 박근혜 후보는 여전하다가 종반에 조금 비틀거렸다.

한가지씩 짚어보자.

첫번째 사회자. 사회자는 이런 유형의 토론에서 해야할 바를 했다. 이런 유형이란, 사전에 형식이 이미 마련되어있어, 사회자의 역할은 그 형식의 관리에 치중해야하는 유형이란 뜻이다. 1회 토론 때 쏟아진 ‘이정희 후보에 대한 한쪽 편의 비난’을 지나치게 의식한 사회자 모습을 보이지나 않을까 우려했는데, 그 정도는 ‘이해할만한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두어번 정도 주제와 벗어난 논란에 대해 개입했지만, 편향이 느껴지거나, 토론 자체에 제약을 가하려는 시도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간단히 말해 사회자의 진행은 무난했다.

두번째 토론 형식. 1회 토론 때와 같았다. 1회 토론 때는, 이번 후보자 토론이 채택한 토론 형식의 제약을 이정희 후보의 돌발 활약(?)으로 흥행을 높인 경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돌발 활약은 없었다. 따라서, 이번 토론 형식이 가진 단점들이 노정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처음에 기조연설로 시작했다. 각 2분. 이어 사회자에 의한 공통질문이 제기되고 이에 대해 또 2분씩 답변했다. 이어 3가지의 주제토론이 이뤄졌다. 그 형식은 공통질문에 대해 각 후보가 1분 30초씩 대답하고, 이어 상호토론 즉, 서로 두명씩 역할을 바꿔가며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 질문자는 1분을, 답변자는 1분 30초를 썼다. 이어 국민질문에 대해 각 후보의 답변이 제시된 후 이번에는 두명씩 번갈아가며 서로 각각 3분씩 쓰는 자유토론이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발언이 1분이었다.
결국 이번 토론에서 가장 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유토론 순서였고, 그 다음은 상호토론이었다. 그외는 인터뷰같은 질문과 답변 혹은 개인발언이었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후보자간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자유토론 때의 6분씩 총 18분이었다. 100분 가까이 진행된 토론에서 자유로운 토론은 1/5이 채 안되었다는 뜻이다. 자유로운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대단히 제약된 토론 형식이었다. 상호토론이 있었지만, 그것은 질문 – 답변의 단조로운 구조로, 반박과 재반박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후보들간의 정견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내보일 수 있는 형식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적 한계가 이번 토론에서는 부담으로 드러났다. 이정희 후보의 돌발 흥행이 사라진 상태에서 이번 토론회는 전반적으로 답답한 구조였다.

세번째 토론 형식과 관련된 후보들의 전략. 이 부분이 오늘 토론의 질을 좌우했다. 당연하다. 사전에 형식을 정해놓고 하는 토론이라면, 그 형식적 특징을 정확히 이해해서 토론에 임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다. 그러다보니 후보별 개인기에 대한 평가에 치중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우선 상호토론을 보자. 이는 질문자가 1분 질문하고, 답변자가 1분 30초 답하는 구조였다. 그렇다면, 이 질문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어야 했다. 한 개의 질문처럼 보이지만, 정곡을 찌르는, 그런 질문들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정곡을 찌르기는커녕 곁가지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토론의 역동성이 사라졌다. 이런 문제를 가장 크게 보여준 질문은 첫번째 주제토론에 이은 상호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이정희 후보는 “최저임금을 알고 있으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이런 유형의 질문은 서로간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는 구조에서 여러가지 질문 중의 한가지 질문으로는 적당했다. 하지만 토론 형식이 제한되어있는 상태에서 그 귀중한 1분 질문을 단답형 질문에 할애했고, 박근혜 후보가 이에 대해 답하면서 그 순서는 있으나마나한 순서가 되어버렸다. 이는 토론 형식에 걸맞는 전략의 부재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이정희 후보는 잘못 질문했다. 이런 식으로,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이 줄어들면서 토론의 역동성도 줄어들었다. 이정희 후보는 두번째 주제토론에 이어진 상호토론에서 자신이 질문한 ‘재벌가 대물림 방지 방안’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답변 시간이 남았음에도 답변하지 않고 넘어간 것을 방관했다.
이어 서로 3분씩 쓰는 구조로 진행한 자유토론. 이는 디베이트에서의 교차질의 순서와 비슷했다.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그랬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가르칠 때 교차질의는 “짧고 포인트있는 질문들이 역동적으로 오가야 이 순서가 다이내믹해진다”고 일러준다. 거꾸로 '길고 긴, 초점을 상실한 질문'에, '길고 긴, 초점을 상실한 답변'이 이어지면 이 순서는 생명력을 잃는다. 이정희 후보 박근혜 후보간의 자유토론에서 둘은 상당시간을 박근혜 후보가 받았다는 6억원의 세금 문제 제기와 먹튀 단일화 논란에 소비했다. 이정희 후보는 ‘세금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고 했지만, 국민들 눈에는 1회 토론의 재판으로 보였을 것같다. 결과적으로 후보자 토론을 공세의 기회로 삼은 이정희 후보의 전략 실패였다. 이 순서에서 사회자의 지적까지 받았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발언. 이는 디베이트에서의 마지막 초점 순서와 비슷했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가르칠 때 마지막 초점은 “오늘 디베이트에서 최고 쟁점이 되었던 부분을 환기하고, 이에 대한 상대방의 약점과 우리 팀의 강점을 강조하는 순서”라고 일러준다. 이정희 후보의 경우 농업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그것이 경제 복지 분야의 가장 큰 쟁점이었을까? 게다가 오늘 박근혜 후보의 약점이었던 (1) 재벌가 대물림 방지 방안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고 넘어간 점, (2) 일자리 창출과 관련 교육계 비정규직, 쌍용차 문제 등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한 점은 거론되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번 후보자 토론은 그 형식이 제약적이었다. 가능하다면 3회 토론 때는 개선했으면 좋겠다.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형식이라면 그 형식의 특징에 맞게 각 후보는 토론 전략을 구사해야 했다. 이정희 후보의 흥행 요소가 사라지고, 이 부분이 약해지면서 1회 때의 신선함이 줄어들었다.

네번째 후보자별 평가. 박근혜 후보는 1회 토론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후보자 토론이 이뤄지기 전 박근혜 후보에 대해 걱정했던 것'을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선방해나가고 있다. ‘많은 공부와 준비를 했구나’라는 느낌을 줬다.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한다거나 숫자를 제시하는 점에서는 오히려 문재인 후보에 비해 구체성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1회 토론 때의 힘든 기억 때문이었을까. 오늘 박근혜 후보는 시종일관 얼굴이 굳어있었다. 불안해보였다. 제스춰는 세 후보 중 가장 많았는데, 그 손동작들이 프로페셔널해보이지 않았다. 자기 발언의 효과를 높이는 제스춰가 아니라, 자기 발언의 문제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제스춰였다. 토론 막판에는 조금 피로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역시 토론은 박근혜 후보에게는 넘기 힘든 산인가.
문재인 후보는 1회 토론 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 스스로도 시인했다. 이번 2회 토론 때는 나아진 것같다. ‘나아졌다’라고 평가하는 근거는, (1) 좀더 박근혜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2) 좀더 구체적인 주장과 쟁점들을 제시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정희 후보는 1회 때보다 못했다. 칭찬과 함께 쏟아진 비난을 의식해서였을까. 토론 초반기에는 조금 엇박자까지 느껴졌다. 이후 ‘서민의 삶 차원에서 경제문제를 바라본다’는 자기 괘도를 찾았는데, 하지만, (1) 곁가지 질문에 치중하여 주요 공격지점을 놓친 점, (2) 경제 문제와 박근혜 후보 공격의 연결 고리를 명확히 부각시키지 못한 점, (3) 재벌에 대한 공격과 박근혜 후보의 공격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점, (4) 귀중한 자유토론을 1회 토론 때의 쟁점으로 재탕한 점 등이 허술하게 느껴졌다.

두가지 사족을 붙인다.

하나는 1회 토론 때 이정희 후보에 쏟아진 칭찬과 비난 중 비난에 관한 것. 비난의 초점은 ‘무례하고 방자한 토론 태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질문한다. “이정희 후보가 반말을 했나, 삿대질을 했나, 욕을 했나?” 디베이트에서 이런 태도를 보이면 감점 대상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이정희 후보 진영의 세계관과 박근혜 후보 진영의 세계관 차이가 보여주는 그 적대성을 감안한다면, 이정희 후보의 각종 발언은 그럴 수도 있었다는 것이 평가다. 대통령을 뽑는 판단을 위해 시작된 후보자 토론 아니었던가? 적나라한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와 비교해보자면 서로 덕담을 나누는 자리처럼 진행된 문재인 후보 –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토론이 더 문제였다. 이번 1회 토론 때의 이정희 후보에 대한 비난은, 그 요체가 ‘상대방 진영의 입장에서 들었을 때 혹은 대통령 후보 토론은 고상해야한다는 편견’이었다고 본다. 이정희 후보가 그 편견까지 고려했어야했다고 누가 주장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두번째 '악수'. 우리가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가르칠 때 끝나면 악수를 하도록 권한다. 토론은 토론이고, 예의는 예의 아닌가. 그렇게 날을 세우며 진행되었던 사망유희 1탄 토론에서 진중권 교수가 변희재 대표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던 마지막 장면이 기억난다. 이게 성숙한 태도인 것이다. 화면이 끝난 이후 세 후보들이 서로 악수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화면 상에서 후보들은 그냥 끝까지 자리에 앉아있었다. 대통령 후보들이 서로 격하게 토론하더라도, 끝나고 난 뒤 서로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더욱 안심할 듯하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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