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3일, 날로 뜨거워지고 있는 디베이트의 열기와 수많은 이들의 열정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제 4회 전국 초중고 학생 디베이트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된 것.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회장 케빈리)가 주최하고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이 주관한 이번 디베이트 대회는 접수과정부터 이슈가 되었다. 전국적인 관심 속에 접수를 시작한지 단 1-2 분 사이에 마감 종료되어 디베이트를 통해 커가는 학생들의 수가 매우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열기를 격려하기 위해 이 대회는 EBS, 유웨이 중앙교육, 알라딘, 명지대 토론지도 석사과정이 후원하고, 국회 교과위 상임위원장과 서울시의회 의장, 광명시장이 상을 내놓아 격려했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에도 대회가 열린 건국대 산학협동관의 분위기는 계절을 잊은 듯 뜨겁게 달아올라있었다. 특히 먼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참가한 학생들은 아예 전날 출발하거나, 새벽에 출발해 고단한 여정이었음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진중한 태도로 대회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았다.

왼쪽부터 임화정, 성미경 학부모

"전주교육청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된 디베이트 수업을 받고 있었어요.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 디베이트를 통해 얻게 된 것들이 참 많아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전주시에서 개최된 디베이트 대회에서 수상하고 난 후 전국적인 대회에 나가야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어요." 참가학생의 어머니 임화정씨는 신문을 전혀 보지 않던 아이가 디베이트를 준비하며 자발적으로 자료를 찾는 모습에 뿌듯함과 대견함을 동시에 느낀다고 한다. 피곤한 일정에 주말을 전부 반납해야하지만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행복하다며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다.

또한 구미에서 참가한 중학교 학생의 어머니 성미경씨는 현재 논술수업을 하며 다른 아이들은 물론 자신의 아이도 직접 가르치고 있다. "디베이트를 하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말이 정말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말입니다. 발표할 때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구미에는 디베이트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아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지방에서도 디베이트를 접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래요."

또한 심야버스를 타고 올라온 부산지역의 참가팀도 있었다. "사실 저는 좀 피곤해요. 그런데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납니다. 원래 저희 아이가 말이 많은 편이 아닌데, 디베이트를 하면 저도 몰랐던 딸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어 신기하고 좋습니다. 디베이트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요. 정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 임순미씨의 자녀 오효영 학생은 대회 결과 고등부 2위에 올라 어머니의 가슴에 값진 상장을 안겨주었다.

고등부 학생들의 대회 참가 모습

그렇다면 대회의 심판들이 바라본 학생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고등부 심판인 배선원 심판에게 물었다. "어린 학생들이지만 주제를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편적인 사실 위주로 조사해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질문을 이용해 상대방의 허점을 오히려 드러내는 날카로운 대답으로 기량을 뽐내는 학생들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끔 디베이트 형식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는 참가자들도 있긴 했지요. 그러나 모두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시간 안에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이 훌륭한 디베이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가한 팀의 수가 많아 A와 B조로 나누어 한 팀 당 총 4번의 디베이트를 할 수 있었던 이번 대회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곧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지름길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지역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또래의 학생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곳에 모인 이들이 가질 수 있었던 특권인 셈이다.

레크레이션 시간, 즐거워하는 참가자들과 학부모들의 모습

디베이트 순서가 끝나고 여러 단체와 개인이 학생들을 위해 후원한 푸짐한 상품을 나누는 행복한 레크레이션 시간과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 즐거운 시간을 통해 참가한 학생들 모두를 격려하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해소하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초중고 부분 각각 1위에서 3위까지는 무대에서 케빈리 대표가 직접 상장과 트로피를 수여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순위에 따라 기립해 모두의 박수를 받고 격려하며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장기자랑에 참가한 학생,  재치있는 춤을 선보여 웃음을 줬다.

중등부 우승팀이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어느 새 캄캄해진 저녁시간임에도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이들의 얼굴은 행복해보였다.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을 추억하며 한참동안이나 대회장 주변은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볐다.
디베이트를 통해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었다. 디베이트를 통해 소통하고 꿈을 꾸었다. 디베이트와 함께 하는 이들에게, 디베이트는 곧 축제인 셈이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저작권자 © 한국디베이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