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던 매서운 한파의 기세가 잠시 주춤하던 지난 일요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대교 HDR센터가 아침 일찍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의 디베이트 마스터 캠프와 철학 캠프에 입소하기 위한 참가자들이 캠프장으로 도착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겨울방학 디베이트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등록을 마친 매니아들부터 디베이트를 시작하고 싶어 참가한 초보 디베이터들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캠프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 캠프는 1월 13일(일)부터 16일(수)까지 3박 4일간 디베이트 마스터 캠프와 철학캠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디베이트 마스터 캠프는 중등 2반, 초등 2반으로 디베이트를 처음 경험하는 학생들을 비롯해 실력을 쌓고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또한 디베이트 철학 캠프는 '행복'이라는 주제 아래 현인들이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철학 캠프는 중등부 2반, 초등 1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심화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만큼 고학년들의 비중이 높았다.

#디베이트 워크샵은 물론 봉사활동으로 의미 있는 시간

생소한 친구들과 낯선 장소에 어색한 표정도 잠시 등록 후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식사시간이 되자 디베이터답게 주변사람들에게 당당히 말을 건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별로 움직이는 캠프이기 때문에 코치와 친구들과의 유대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본격적인 캠프가 시작되고 워크샵과 프로젝트 수업을 마치고 첫날 일정이 마감되었다.
둘째 날부터 참가자들은 디베이트 수업은 물론 '행복 나누기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 빈곤지역에 보내질 노트를 직접 만들고 각자 준비해온 기증품을 내놓는 등 이웃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센터 안에 머무르며 디베이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주제 분석과 워크숍 시간이 지날 때마다 눈에 보이는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시각과 긴박감에 디베이트 매력느껴

참가자 중에서는 올 해 중학교 3학년(대구, 오성중)인 이직, 이석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캠프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형인 제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사소한 일에도 언성을 높이기보단 디베이트 기술을 이용해 해결합니다. 예를 들어 형과 말다툼이 일어날 때도 서로의 주장을 들어보고 왜 그런지 이야기 해보는거죠.(웃음) 그렇게 집에서도 토론을 자주 하다보니 디베이트 프로그램이 저와 잘 맞았고 동생에게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찬성반대가 그 자리에서 정해진다는 점이 신선했고 어떤 주제에 중립적인 태도를 갖을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벌써 3회째 디베이트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이직, 이석 형제는 디베이트 철학 캠프가 점점 흥미 있어 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구 오성중에 재학 중인 이직, 이석 형제

"제가 디베이트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보다 '긴박감' 때문입니다. 형이 먼저 시작했고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제 스스로 디베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정한 포맷으로 하는 것 같지만 디베이트만이 줄 수 있는 ‘긴박감’ 때문에 매번 또 다른 매력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캠프에 오면 장기간 학원에 다니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무엇보다 디베이트를 통해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형제가 살고 있는 대구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디베이트 열기가 뜨거운 곳으로 이직, 이석 형제와 같은 열정적인 디베이터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현재는 두형제 모두 아버지를 따라 의사가 되고 싶지만 디베이트와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만나고 여러 분야를 살피며 진로를 정하고 싶다고 전했다.

#항상 도전하며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훌륭한 디베이터의 기본!

지난 전국 디베이트 대회 중등부 우승자인 조용환(반포중, 3)학생은 캠프 마지막 날 수료식에 앞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았다.
“처음 참가했던 대회에서 제 예상과는 다르게 과반수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디베이트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디베이트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거리에도 숨이 차오르지만 계속되는 연습을 통해 장거리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호흡을 갖게 되는 것처럼 디베이트를 통해 배운 점이 참 많습니다.”
조용환 군은 첫 대회에서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오히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디베이트를 통해 다른 영역들에서까지 자부심을 맛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반포 중에 재학 중인 조용환 학생

“디베이트 캠프에 참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부족하지만 대회에도 나가보고 여러 형태로 계속해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시도들이 누적되어 언젠가 실력으로 되돌아올 날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또한 대회 우승으로 끝나기 보단 다른 디베이터들과 함께 하며 꾸준히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환 군의 경험담은 디베이트 캠프에 참가한 후배들에게 도전이 되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조군이 그간 디베이트를 통해 쌓은 내공을 풀어낼 날도 머지않았음을 예견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캠프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기저기에서 아쉬움을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3박 4일간 훌륭한 코칭으로 함께 했던 코치들과 작별하는 참가자들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연락처를 나눴다. 이제 준비된 디베이트 군단이 전국으로 흩어질 시간. 캠프를 통해 전달받은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었기에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도 디베이트와 함께 거침없는 항해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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