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이름은 좀 길다. <용인교육지원청 민주시민 학생 동아리 지식 봉사단>의 활동 중 <꿈을 실현하는 디베이터 프로그램>. 간단하게 말하면, 중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디베이트 지식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지식 나눔 봉사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도한 용인 상현중학교 최영숙 선생님의 말씀이다. 

“제가 용인시 민주시민교육 컨설팅 위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베이트 활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중등과 초등의 디베이트 연계 학습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제가 소속되어 있는 상현중학교의 학생들 중 희망자를 모집하여 인근의 매봉초, 능원초 및 소현초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중학생 20여 명과 학교 당 초등학생 9~12명이 선발되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중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운 디베이트 지식을 멘토의 입장에서 멘티인 초등학생들에게 지도한다. 

7월 19일은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의 요청으로 디베이트 수업 내용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멘토 9명과 멘티 9명이 참여한 매봉초 디베이트 지식 봉사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 및 담당 장학사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처음에는 아이가 디베이트가 뭔지도 모르고, 토요일에 등교를 해야 한다니 불편한 기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첫날 다녀오더니 ‘이야기를 잘 할 줄 알아야 디베이트를 잘한다’,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두 번째 날에는 ‘형, 누나들이 친절하고 재미있게 가르쳐준다’는 반응을 보였고, 오늘의 이 자리를 위해서는 스스로 친구들과 모여 주제에 관한 자료 조사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문승택(6학년) 학생의 어머니 말씀이다. 이 분은 “중학생들이 수업한다는 것에 대해 걱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같은 학생들 입장에서 좀더 실감날 것 같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상언(6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제 아이도 처음에는 가기 싫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다녀오더니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와서 보니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네요. 잘 합니다. 재미있고 매우 인상적입니다.”

행사를 지켜봤던 담당 장학사는 “이렇게 활발할 줄은 몰랐습니다. 인상적입니다. 참관 오기를 잘 했습니다. 특히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오히려 이 과정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3일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첫날 자기소개와 입안서 작성하여 발표하기, 둘째 날 역할극 및 디베이트 입안 과정, 셋째 날은 원탁토론과 디베이트 심화 과정을 진행했다. 그러니까 디베이트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하나하나 지도하여 마지막 행사에 디베이트 전체 과정을 시연한 것이다. 수업이 마무리될 때쯤, 멘토인 중학생들이 자신들의 멘티인 초등학생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 전원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홍지은(중3) 학생과 조준범(6학년) 학생을 만나봤다. 

 

먼저 조준범 학생. 

 

-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한번 해보라고 추천해주셔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디베이트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지?

"처음에는 디베이트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토론은 알고 있었습니다."

 

- 처음에 참가할 때의 심정은?

"처음 보는 형이랑 같이 활동을 해서 부끄럽기도 하고,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재미가 있었습니다." 

 

- 어떤 점이 재미있었는지?

"디베이트를 준비하면서 입안-반박을 해봤는데, 다 마치고 나니 뿌듯한 생각이 들었고, 형들과 친해지면서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 3주에 걸쳐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처음에는 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또 참가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에 부모님들 앞에서 시연을 했는데 그때 든 생각은?

"사실 부모님이 오시기 전부터 떨렸습니다. 부모님께서 오신 이후에는 더 떨리고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멘토 형이 잘 지도해주셔서 잘 했던 것 같습니다." 

 

이어 홍지은 학생.

 

- 이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가하기 전에 디베이트 경험은?

"학교에서 4번 참여해봤습니다."

 

- 디베이트를 4번 해보고 멘토가 되었을 때 걱정은 없었는지?

"디베이트는 4번 해봤지만, 2학년 때부터 토론을 해왔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또 선생님이 사전에 잘 알려주셨습니다."

 

-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느낀 점은?

"처음에는 저도 미숙하고, 아이도 미숙해서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말을 잘 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습니다. 특히 2번째 수업이 지나가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료조사를 많이 해오는 모습을 보고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 가르치는 일로 자원봉사를 했는데, 이 자원봉사를 통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르치는 기쁨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제가 아는 것을 열심히 말하게 되었습니다."

 

- 다음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지?

"예, 또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