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 후 정보통신 회사에서 17년간 미친 듯이 일했다.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사업부서 부장으로 퇴직하기까지 나는 회사의 사업영역을 두루 경험하며 다양한 도전을 즐길 수 있었다. 반면, 가정에서의 내 아이는 엄마의 사랑으로부터 방치되고 있었다.

딱 2년 전, 접촉사고로 입원한 병원에서 처음으로 ‘내 자신만’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느낌이 3번쯤 있던 차였고, 늘 마음 속에 무거운 돌덩이였던 아들에 대한 미안함... 회사 일은 여한이 없었고, 나의 망가진 건강과 아이를 위해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아들과 즐겁게 놀던 올 1월, ‘디베이트’를 만났다. ‘다 필요 없다. 이것만 하면 된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프로그램이었다. 반면 또 다른 사교육의 꼭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계를 떨칠 수 없었다. 초기 멤버로 디베이트를 함께 고민하면서 나의 경계는 케빈 대표님(투게더)에 대한 믿음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디베이트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관점이 모였을 때, 그 디베이트는 더 불꽃이 튄다. 아들은 혁신학교에 다닌다. 나는 학부모가 봉사하는 학생 동아리 형태로 4월부터 현재까지 8명의 6학년과 매주 디베이트 수업을 하고 있다.

나의 디베이트 수업은 모든 아이들의 자유 스피치로 시작한다. 아이들은 본인의 고민거리도 서슴없이 공유한다. 친구들의 반박(?)이나 공감을 얻으며 위안 받는다. 내가 할 일은? ‘없다’ 그저 여러 실타래 중에 한 가닥만 슬쩍 당겨주기만 하면 알아서 돌아간다. 참 신기하다. 이게 코칭의 매력이다.

‘선생님. 우리 카페는 어떻게 해요? 없앨 것 아니죠?”, “중학교 가서도 계속 할 수 있죠?” 이런 질문을 받으며 ‘디베이트가 나의 2’nd life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디베이트를 위해서는 전문가이신 학교 선생님들께서 배우셔서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어설픈 Top-down 방식의 하달은 현장에서 공부하며 스스로 적용코자 하는 뜻있는 교사의 의지를 꺾을뿐더러 부작용이 더 큼을 알기에 디베이트인인 우리 모두가 두 눈 크게 뜨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한마음인 디베이트 코치들은 실행을 위해 현재처럼 계속 달려야 할 것이다.

엄마들이여.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해 디베이트를 배우자.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학교에, 사회에 지원하자. 끝으로, 공부하자~~~.

김경미 코치, 보평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장, 전) KT 미디어본부 부장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저작권자 © 한국디베이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