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날씨!

늘상 아침이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어수선함과 분주함이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오늘은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율원 중학교로 향했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강의를 해주실 케빈리 선생님, 대구 교육청 장학사님들의 소개와 함께 교육열정만큼은 누구에도 뒤쳐지지 않은 200명의 학부모님들! 그들 속에서 두 근 반, 세 근 반 쿵쾅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고 한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케빈리 선생님의 열정적인 'Debate'가 소개되었고, 하루 종일 이어진 강의를 들으며, 들으면 들을수록 "어? 이거 괜찮은 교육 같은데....”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감동으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는 모습들 속에서 조금은 빡빡한 일정의 첫 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
전날의 깊은 감동과 왠지 모를 책임감 같은 비장한 마음으로 “불법 체류자의 자녀의 의무교육 혜택을 중지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2일차 실습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200명의 학부모들이 10개 반으로 나뉘어졌고, 1개의 반은 다시 4개조로 나눠졌습니다. 저는 김명지 코치님의 지도를 받는 10반에서 찬성! 반대!의 선택권이 없이 다만 동전 던지기로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디베이트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받은 주제에 대해 조금의 사전조사는 이루어졌지만 짧은 시간 준비를 한 탓인지 두려움이 더욱더 컸습니다. 하지만 김명지 코치님의 환한 미소와 격려 덕에 매 라운드를 치를 때마다 더욱더 깊게 빠져 듬을 느꼈습니다. 정해진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머쑥한 표정으로 교차질의와 반박을 펼쳤는데 두 번 세 번 지날 때마다 제법 멋진 승부가 되었지요.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팀웍, 말하고 경청하고 반박하고... 등 여러 가지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고서야 “아!!!! 이거구나! 바로 이거야!!!”하는 생각에 어디선가 날아온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듯 가슴이 벅찼습니다.

“왜 이제야 나타났지? 좀 더 일찍 시작하지?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퍼뜩 시작하지 뭐!! 우린 할 수 있을 거야. 잘 될 거야....” 빨갛게 상기된 엄마들의 얼굴에서 큰 대어라도 낚은 듯한 묘한 표정을 발견했습니다. 뿌듯한 마음을 누그리고 있을 즈음! 벌써 헤어져야 할 시간... 오늘은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멀리 있는 가족보다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먼저 생각해 주시는 케빈리 선생님, 왁자지껄 조금은 억쎈 엄마들을 지도해주시려고 멀리 서울에서 참석해 주신 디베이트 코치 선생님들, 특히 어린 아이를 친정에 맡겨 두고 오신 김명지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율원중 교장 선생님, 대구 교육청 장학관님과 관계자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요구만 하는 부모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헤쳐 나갈 수 있는 공부하는 부모가 되렵니다. 디베이트 교육이 모든 학교에 정착하는 날까지 쭉~ 열심히 노력하렵니다.

3기 교육을 마친 새내기 박수진 드림

한국디베이트신문  Editor@KoreaDeba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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