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날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와 혼란기를 겪으면서 많은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되었습니다. 선물이나 교류, 기증 등 정상적인 수단이 아닌 도굴, 약탈, 도난 등 불법적인 방식의 반출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도쿄박물관에 조선 임금의 투구와 갑옷 등 왕실유물이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문화재부대가 가져간 서적, 도자기, 그림 등도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 LA 주립박물관에 있는 문정왕후 어보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경우입니다. 2005년 되찾은 북관대첩비에는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운 의병들의 함성이 담겨져 있지요. 일본군은 이런 사실이 싫어서 굳이 야스쿠니 신사까지 끌고 가 인질로 삼은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되찾는 것은 민족과 국가의 상징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문화재는 얼과 혼이 담긴 정신적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2. 현재 한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단체가 문화재환수국제연대입니다. 어떤 경위로 이 단체를 만들게 되었는지요?

 

우리 단체는 2006년 일본 왕실도서관에 있던 조선왕실 의궤의 환수를 위해 당시 대한불교조계종중앙신도회문화재환수위원회 구성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2011년 조선왕실 의궤의 환수 이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다른 피탈(被奪)국가의 시민단체와도 연대를 하기 위해 2013년 비영리단체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왕실 의궤 환수위 공동대표와 실행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사람들과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봉안위 참여자 등 각계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단체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3. 외국과 비교한 한국의 문화재환수운동의 특징은?

 

지금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재환수와 보전 방안을 두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약 10만점의 유물을 환수하였다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해방 이후 약 1만여점을 환수하는데 그치고 있지요. 중국이나 이집트, 그리스 등은 정부주도의 환수가 많은 반면, 한국은 민간의 노력을 통해 환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건수로는 65년 한일협정 등 정부주도의 협상 결과가 많지만, 질로 따지면 민간의 역할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 있던 고종어보 등 국새 등의 반환을 이끈 고 조창수여사, 북관대첩비를 소개한 재일교포 최서면 박사, 경복궁 자선당 유구를 되찾은 김정동 교수, 프랑스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한 박병선 박사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문화재환수 사례를 '민간의 자발적 노력에 근거하여 이루어 진 경우'로 소개하면서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민간이 한다"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문화의병’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4.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문화재환수운동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문화재는 역사의 블랙박스입니다. 공동체의 기억을 공간 속에 담고 이것을 시간 속으로 전달하는 매개입니다. 청소년은 미래세대입니다. 미래세대가 문화재의 가치를 발견하고 빼앗긴 역사를 되찾는 일을 함께한다는 것만큼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구나 산업화 시대를 지나 문화산업의 시대인 지금, 이야기 덩어리인 문화재의 가치를 이해하면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는 것은 물건이 아닌 ‘얼과 혼’이고 그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5. 이번에 동국대에서 문화재 환수 디베이트 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은?

 

우선 한성백제 500년, 한양조선 500년, 대한제국과 정부 100여년을 지내고 있는 천년왕도의 중심 서울 그 중에서도 조선4대문 안의 공간에서 역사와 유산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동국대는 불교종립학교입니다. 우리나라 유물 중의 70% 가까이는 불교유물이 많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공간에서 대회를 함으로서 멋진 역사적 상상과 실체를 놓고 미래세대와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6. 참가 학생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내가 존재하는 뿌리이고 현실이고 앞날입니다. 문화재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공동체의 역사를 바로 보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를 통하여 서로 다른 입장에서 토론을 전개하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바로 문화융합이고 원융입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에 충실하여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7. 향후 문화재환수운동의 발전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가장 큰 과제는 정부와 민간의 공업, 바로 민관협력입니다. 분실물 찾듯이 하는 환수는 본래 가치가 퇴색되고 오히려 기억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로, 많은 문화재가 교민과 유학생. 국민들의 노력에 의해 환수된 점을 감안할 때, 국외에 있는 문화재의 실상을 소개하는 ‘모바일 웹’의 개발과 구축도 시급합니다. 지금 많은 유물이 불법 거래되거나 은닉되고 있습니다. 이를 발견하고 바로잡으려면 온 겨레가 참여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문화의 시대에 맞는 국민들의 의식 함양과 참여를 조직하기 위한 노력과 국제간의 연대와 협력도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단체는 UN NGO등록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관심과 응원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