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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잘 따라와 주셨어요!”<케빈이 만난 디베이트 코치> 현풍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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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9  16: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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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디베이트에 헌신하고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디베이트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케빈리가 한국 디베이트 코치 열전을 시작한다. 오늘은 2019년 4월 9일 시작된 교도소 재소자 대상 디베이트로 읽는 인문학 프로그램에 첫 수업 코치로 봉사한 현풍 코치의 사연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현풍 코치는 이름 만큼이나 살아온 이력이 독특하다. 2005년 중국에 건너가 10여 년을 살았다. 주로 서예를 배우고 가르쳤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태극권도 열심히 배워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2018년 1년 예정으로 한국에 건너와 디베이트를 배우고 있다. 
   
  중국 전국 규모의 태극권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이색적인 경력의 현풍 코치
 
* 디베이트를 배우러 한국에 까지 오게 된 배경은?
중국의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토론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토론 공부를 했는데, 역시 개인적으로 힘들다는 판단에, 작년에 1년 예정으로 한국에 와서 디베이트를 배우고 있습니다. 
 
* 현재 소속은?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 토론 전문가 과정 6기로 재학 중입니다. 
 
* 이번에 소망교도소에서 열린 디베이트로 읽는 인문학 프로그램 코치로 참여하게 된 동기는?
디베이트를 배웠으니 누군가를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런 기회가 와서 응한 것입니다. 다만, 워낙 특별한 분들을 만나는 것이니, 그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 무섭지는 않았나요?
전혀.
 
* 오늘 진행한 내용은?
이번 프로그램의 첫 수업으로 파리기후협약을 공부했습니다. 14명의 재소자분들이 한 팀이 되어 저랑 수업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했는지?
2시간 수업했습니다. 우선 20분 정도 파리기후협약에 대해 제게 PPT를 활용, 브리핑했습니다. 이어, 재소자분들이 <미국은 파리기후협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제로 찬반을 나누어 디베이트 했습니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어, 제가 마지막에 강평했습니다. 
 
* 재소자분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반응해서 놀랐습니다. 잘 따라와주셨습니다. 특히 평소에는 소심하다고 하는 어떤 분이 용기있게 발표해서 감동했습니다. 
 
* 강평에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주로 잘 한 점을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 미흡한 점을 한 가지 정도 말씀드렸습니다. 
 
* 큰 일을 치렀습니다. 지금 기분은?
… 좋습니다!
 
다음은 현풍 코치가 쓴 후기. 
 

한국 토론대학과 사람후마니타스 칼리지가 협력하여 주최하는 <교도소 재소자 대상 디베이트로 읽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정식으로 첫 수업을 시작하였다장소는 여주 소망 교도소우리나라 최초의 민영교도소로서 재범률 3%를 자랑한다국영 교도소의 재범률이 55%를 상회한다하니 3%는 대단한 수치다개신교 계열의 아가페재단에서 설립하고 운영하는 곳으로서 재소자 교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교도소로 유명하다.


2019년 4월 9, 사람 후마니타스 칼리지 권태훈 대표님과 나 그리고 김민영 대외협력국장님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소망교도소로 향했다케빈리 대표님과 김민영 국장님께서 이미 두 번에 걸쳐 프로그램의 취지와 소개시범 수업을 했었다그래서 전반적인 내용도 알고 있으며지식 수준도 평균 이상이라 희망적이라고 했다오늘 수업이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수업이자 내 개인적인 첫 번째 디베이트 코치 신고식이기도 해서 의미가 대단했다.


한 시간 반 운전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차 안에서 간단히 김밥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교도소로 들어갔다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철창문 몇 개를 지나 강의실로 들어갔다이 익숙한 느낌은 뭐지하면서 강의 준비를 마쳤다오후 한 시부터 세 시까지의 일정이다. 50분씩 2교시, 1교시 수업 배분 중 20분은 해당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 강의그리고 30분은 토론 준비. 2교시는 실전디베이트형식은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이다.


1시 시작인데 5분이 지났다시간이 빡빡한데 아직도 안 들어오니 초조해진다. 7분이 지나서야 14명이 들어와서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30대가 두세 분나머지는 4,50대가 대부분이다. 20분 동안 강의를 해야 하는데 벌써 7분이 지났다수업시간 50분과 쉬는 시간 10분을 꼭 지켜달라는 교도소 관계자님 말에 시간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그랬다가는 그곳에 같이 있자고 할까봐 두려웠다.


주제는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동참해야한다>이다부랴부랴 준비한 PPT를 중심으로 강의하고 있자니 대충 넘어가기 일쑤다학생들을 자세히 살필 겨를도 없다힐끗힐끗 보는데 놀라운 것은 14명 전부다 집중하는 것이다딴 짓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그렇게 바쁘게 20분 남짓 배경 설명을 하고 나니 벌써 25분이 지났다바로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한 팀에 7여기서도 모두가 참여했다물론 주도하는 몇 분이 계시지만 한 명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모두가 한 마디씩 거든다. 20분도 안 지나서 준비가 끝났다고 한다벌써?? 사전에 전혀 준비 없이 20분 강의 듣고주제도 방금 들었는데 20분 만에 준비를 끝냈다고헐 ~~


10분 쉬고 디베이트시 주의할 점과 디베이트 헌장을 읽고 곧바로 시작했다각자 역할을 정하는데 모두 다 하나씩 맡아서 발표와 질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각 팀에 세 분이서 전담하시기로 했다.


찬성 팀주장1,미국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 미국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3,미국은 온난화의 원인국가다발표시간 3분 10이름과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말하고 발표도 자신 있게 한다주장과 근거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상당히 논리적이다결론 부분이 없었지만 이 정도도 훌륭했다반대 팀주장1,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2, 경제적 손실이 많다. 3, 트럼프의 정치적 입장이 불리해진다발표시간 3분 6반대 팀의 논리도 대단하다한술 더 떠 결론도 짧지만 완벽하게 말했다교차질의 시간질문이 너무 길다이건 우리도 처음엔 그랬고 지금도 종종 그런다.


찬성 팀 반박시간이다의외로 성격도 조용하시고 체격도 외소하신 분이 나와서 당당히 발표하신다. “인류의 문제강대국 리더의 책임인류를 지키는데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해야... 미국이 참여 안 하면 협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등반박이 아닌 입안내용의 중복이다상대 팀에서 입안내용을 재차 주장하지 말고 반박을 하라고 따진다그래도 꿋꿋이 자기 할 말을 다 하고 내려온다상대 팀은 이 디베이트 형식을 정확히 알고 계셨고반박 맡으신 분은 위축되지 않으시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였다내용이야 어떠하든 훌륭하다반대 팀 반박, “축산업에 의존하는 미국미국에 의존하는 나라 많다.”발표시간 1분 40발표시간도 짧고 또 다른 주장의 반복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요약은 다들 어려워 하나보다반박의 연속이다전체 교차질의시간대여섯 명이 주도하고 나머지는 경청하나질의응답 내용도 주제에서 이탈하지 않았고나머지 분들도 집중해서 듣는다찬성 팀 마지막 초점요구대로 감정에 호소까지 잘 마무리 하였고반대 팀은 주장이 계속된다.


모든 과정이 다 끝나고 나니 2분이 남았다찬성 팀에게는 입론에서 결론이 빠졌던 점반대 팀에게는 질문 짧게 할 것을 지적해주고모두가 진지하게 참여해 준 점논리정연하게 발표한 점용기 있게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 점그리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은 점 등을 칭찬해 주었다내가 맨 처음 디베이트를 시작했을 때 보다 훨씬 잘하신다고 하니 다들 웃으신다내심 뿌듯해 하는 눈치다마지막으로 오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 것처럼 삶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말하고 끝마쳤다나가면서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오늘 토론 대단했어요!” 라고 말한다.


나중에 안 사실은 우리 반이 우등생 반이란다어쩐지 수업 태도와 원고도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거저먹은 기분이다다른 반은 편차가 심했나보다. 내가 그 반을 맡았으면 아찔했을 것이다밤에 이불 킥을 수십 번 했을 듯하다.다행히 노련한 김민영 선생님의 진행에 수업이 순조롭게 끝났다고 한다.


그 분들이 범죄자인지삶의 좌표를 잃어 헤매는 어린 양인지 나는 모르겠다나는 이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고경험을 쌓는다는 생각만 있었다그래서 특수한 집단을 찾아간다는 긴장은 1도 없었다편견도 없었다반평생을 살아오면서 한 가지 터득한 것이 있다면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소싯적 관상 공부 좀 했다고 우쭐대다가 호되게 당했던 터라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이 습관이 된 듯하다그런 습관이 오늘 수업에 도움이 되었다그들이 누구든 나는 편견 없이 최선을 다할 뿐 ...


돌아오면서 권태훈 대표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만일 청소년 재소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큰 효과가 있겠다아직 정체성도 모호하고 가치관도 확립되지 않은말랑말랑한 뇌를 가진 아이들에게 다차원적인 생각 연습은 사람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성인 재소자들 보다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등등그럴 기회가 있다면 나를 전임강사로 써달라고 다짐을 받았다.


살면서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하지만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은 드물다오늘 그 드문 경험을 했다이런 멋진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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