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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교도소 인문학 디베이트 자원봉사 후기 - 문현정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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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07: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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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도소에서 진행하는 재소자 대상의 인문학 디베이트 수업 해보실래요?” 
“네~해볼께요.”
나는 현재 토론 전문가 과정에 재학 중이다. 1년 프로그램이 거의 끝나간다. 그런데 얼마 후면 미국으로 장기 유학을 떠난다. 그런 나에게 떠나기 전 좋은 기회가 왔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디베이트 코치로서의 첫 발을 소망 교도소 재소자 분들과 함께 디디게 되었다. ‘잘 할’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디베이트 코치로 완벽히 준비되었다 여겨질 쯤엔-한 100년 후?^^-그 분들이 더 이상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지 않을 것이고,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서였다.  
교실에 들어서고 얼마 안지나, 유난히 높고 파란 하늘만큼이나 파란 반팔 여름용 유니폼을 깔끔히 입은 재소자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벼운 눈인사와 눈맞춤으로 ‘저는 겁먹지 않았습니다’를 보여드렸다^^. 사실은 그 많은 주제들 중, 하필이면 오늘의 주제가 ‘폭력의 근본원인은 소통의 부재에 있다’였고, 그를 위해 ‘비폭력 대화’라는 책을 소개하는 게 나의 임무였기 때문에 긴장을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재소자 개개인이 어떠한 사유로 그곳에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폭력으로 인해 수감 중인 분들이 분명히 계실 터였기에 오늘 입고 간 유래없이 얌전한 차림새만큼, 농담을 쏙 뺀 얌전한 브리핑을 했다. 무리한 농담보다는 안전한 재미없기를 선택했다.^^
내가 수년간 해 온 다른 영어 수업들과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새로 온 코치가 긴장할 새라 열심히 반응해주시는 분, 옆 사람과 얘기하시는 분, 프리젠테이션 첫 시작과 동시에 잠 잘 준비를 하시는 분, 일어나 돌아다니시는 분 등 각자 다른 방법의 호응과 함께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를 소개했다. 그리고 곧 제시된 오늘의 주제 ‘폭력의 근본원인은 소통의 부재에 있다’로 찬반을 나누고, 입안문 작성을 시작했다. 
범위가 넓고 해석도 다양한 폭력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자료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 팀이 어떻게 주장을 펼쳐 나가실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의 주제에 찬성을 맡으며 2박 3일 자료조사를 했던 경험이 있었던 터였기에 더욱더. 하지만 누가 자료조사가 필요하고, 누가 비폭력대화라는 제목이 책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소통은 무슨 소통!  이러면서 의기양양한 반대팀에 비해, 전의를 상실한 것으로 보였던 찬성팀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된 어조와 적극성으로 조곤조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찬성의 주장을 펼쳤다. 1. 소통이 가능한 사람들 사이에는 폭력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2. 가해자가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 소통이 가능했다면 폭력을 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3. 사회구조상의 폭력보다 소통의 부재로 일어나는 폭력의 비중이 더 크다. 
반대팀은 이에 맞서, 1. 소통을 하고자 하는 시도조차가 폭력이 되기도 한다.  2. 사회구조상 문제로 인한 폭력의 비중이 더 크다 3. 정신질환으로 인한 폭력은 소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라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교차질의와 반박, 요약을 나름의 방법으로 진행해갔다.. 
물론 중간중간 오늘의 주제가 뭐라고? 그래서 우리가 찬성이라고? 반대라고?를 거푸 확인하시며 수업을 들락날락 하는 분도 계셨지만 자료를 엄청나게 많이 찾고도 자주 쟁점을 헤메는 나의 디베이트 실력과 비교해보아도, 훌륭한 디베이트의 현장이었다. 교도소 외부의 디베이트 상황에 비해, 많은 것이 부족한 여건에서도 나름 명료한 근거와 함께 주장을 펼치시는 모습은 오히려 너무 많은 자료가 독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했다. 
드디어, 2시간의  디베이트 코치로서의 첫 수업이 마무리되는 반대팀의 ‘마지막 초점’ 시간. 
모두들 마지막 초점의 대부!라고 외치자 한 분이 정말 대부처럼 걸어나오셔서 수업 내내 뭔가를 메모하며 준비한 장장 5분짜리 마지막 초점을 시작하셨다.
 “소통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폭력의 영역이 많은 것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반대를 주장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인간성을 되찾는다면 해소되는 폭력도 많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씀으로 나도 옳고 너도 옳다라는 해탈의 마무리 ^^ 
이 분들이 ‘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소극적이고 심지어는 적대적일 수도 있을거라는 나의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농담조차 사려가며 무슨 말을 해야할까 조심스러웠던 나에 비해, 유연하게 주제를 받아들이는 모습에 내가 가지고 있던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내려놓았다. 
오늘 만난 분들 중에서 디베이트 코치가 되는 방법을 묻는 분이 계셨다는 것을 김민영 선생님께 들었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고 열심히 하더라도 사회에서 디베이트 코치로 활약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런 분들이 디베이트 과정을 공부해서 다시 교도소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베이트 수업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범죄의 기록이 주홍글씨가 되어 꿈을 펼칠 수 없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에서이다. 오늘 만난 모든 분들이 디베이트 수업을 통해 느끼고 생각한 내용들을 마음에 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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