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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읍 덕천초 디베이트 캠프 열려6월 22~26일, <코로나 이후, 인류는 어디로?>를 테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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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5  08: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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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덕천초 디베이트 캠프를 다녀온 최인자 코치님의 후기입니다.

   
 

"말은 많지만 자기 생각을 표현할 때는 주저할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인데도 자기 의견을 말할 때는 소극적일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끼리 사이는 좋은데... 이를 바탕으로 학급회의나 학생자치 활동이 더 잘 이뤄졌으면 합니다." 정읍 덕천초에서 <2020 디베이트 캠프>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6학년 담임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어찌 이 문제가 덕천초등학교 만의 문제일까요? 심지어 어른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2020년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덕천초에서는 5, 6학년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인류는 어디로?>라는 테마의 디베이트 캠프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부터 위협받고 있고, 또 경제적인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어른들에게도 큰 일입니다. 하지만, 특히 어린 학생들로서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 난감한 일입니다. 이번 캠프 덕분에 덕천초 친구들은 어떤 사람보다 코로나19에 대해 치열하게 탐색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게 되었습니다.
80년 전 소련의 스탈린에 의해 고려인들이 이유도 모른 채 시베리아로 강제이주된 사건을 아시나요? 비슷한 사건이 바로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의 영역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강제이주시켰습니다. 그 옛날 고려인들이 그랬듯, 바뀐 환경 안에서 중소상인과 학부모, 선생님, 기업, 그리고 학생들은 준비하고 적응하느라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고려인들이 준비없어 갑작스레 닥친 위기 속에서 뜻밖의 대안을 모색하며 삶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 했듯이, 덕천초 학생들은 디베이트 캠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토론 준비를 하느라 복도가 너무 조용합니다.

막상 토론을 하자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산넘어 산입니다.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에게 바이러스는 강적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냄새가 나지도 않습니다. 머리 속에서만 상상해야 합니다.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코로나, 방역, 정부대책... 디베이트 캠프에서 새로 만난 단어들은 아직도 입에서 겉도는 듯합니다. 영상세대인 친구들에게 시사적인 글을 읽고 자기의 생각을 토론하라니.... "하~~" 입김만 나올 것같습니다.

   
  덕천초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인자 코치 

그래서 덕천초 디베이트 코치팀은 치밀한 전술을 짜야 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오리엔테이션을 뺀 4일, 하루 3시간, 그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용어와 주제에 대한 이해 그리고 분석, 입안문 쓰기와 마지막 디베이트 배틀까지. 결코 만만한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첫째날, 중앙아메리카의 아즈텍과 잉카제국의 전쟁에서 천연두라는 바이러스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제레미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에 나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자, 그 뜻밖의 전쟁 양상에 학생들은 감탄사와 함께 반짝반짝 눈망울을 빛냈습니다.
펠로폰네스 전쟁에서 역병은 어떻게 아테네를 몰락시켰는지, 그 때의 상황과 지금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우리 사회와 닮은 모습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의 놀라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입안문 쓰기는 너무 어려워!!^^

중얼중얼 나 혼자 말할 수는 있지만 남들에게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건넨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 해보는 건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떨리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입안문쓸 때 그렇게도 힘겨워하고 괴로워하던 친구들이 주장과 근거를 너무도 끈끈하게 잘 엮어내어 담임 선생님과 코치인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둘째 날인 오늘은 반대팀 대표주자가 눈물까지 글썽였습니다. 뭔가 알 것 같은데... 말이 될 것같은데 적당한 근거를 쓰기가 너무 힘들다며 한참을 엎드려 있었습니다. 짐직 모른 척하고 있자니 같은 팀원의 친구들이 서로 격려합니다. 용기를 얻은 친구가 드디어 그 어려운 첫 입안문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완성된 입안문이어서인지 내용면에서는 첫 입안문이라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 어려운 입안을 마치자, 다시 또 반박이라는 산이 나타났습니다. 학생들도 산넘어 산이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다 달려가는 초시계를 의식해서인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반박에 매진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첫번째 디베이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너무도 짧은 3시간이 숨가쁘게 지나갔습니다. 디베이트로 영혼이 탈탈 털린 학생들은 내일 과제를 가슴에 안고 하교하였습니다.

   
 

아이들 못지않게 목소리를 교실에 두고 온 저는 복도에서 뜻밖의 보물을 만났습니다. 복도 곳곳에 명화가 큼지막하게 걸려있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레의 <이삭줍기>, 세잔의 <사과가 있는 풍경>, 간딘스키의 그림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득 '덕천초 학생들은 복도에 걸려있는 명화 못지 않게 멋진 디베이트를 해낼지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부터 배틀이 있는 금요일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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