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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화제의 제18회 인문학 디베이트 월례모임 후기까뮈의 <이방인>을 소개...<뫼르소의 살인은 무죄다>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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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8  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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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월요일 저녁 8시에 열린 제18회 인문학 디베이트 월례모임 (=인디월)은 화제가 풍성했다. 우선 까뮈의 <이방인>을 소개한 오성주 전문코치의 강좌가 찬사를 받았다. 이어 열린 <뫼르소의 살인은 무죄다>는 주제의 실습 디베이트에서는 케빈리 교수가 직접 디베이터로 참여하여 김민영 부교수와 1:1로 디베이트를 했다. 화제가 풍성한만큼 후일담도 많았다. 그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내가 디베이터가 되다니....^^ | 작성자 케빈리
아, 어제 충격적인(!) 일을 하나 했다. 내가 디베이터로 참여한 것이다. 10년만에 있는 일이었다.
사정은 이렇다. 우리는 매월 인디월이라는 것을 한다. 인문학 디베이트 월례모임. 디베이트 코치는 늘 깨어있어야 한다. 해서 한달에 한번 온라인으로 만나 한 사람이 어떤 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관련 주제로 디베이트를 한다. 어제의 책은 까뮈의 이방인. 주제는 뫼르소의 살인은 무죄다. 이 디베이트에 한 사람의 디베이터로 참여한 것이다.
다른 분들에게는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뉴스였다보나. <케빈리 선생님이 직접 참여하는 디베이트가 열린다네....>라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심지어, <아, 내일까지 어떻게 기다리죠?>라는 답글도 있었다. 게다가 이번 디베이트는 1:1. 상대팀으로 참여한 김민영 코치님이나 나나.... 나, 참, 우째 이런 일이....하는 식이었다.
무난하게 끝난 것같다. 간만에 나는 직접 입안문을 쓰고, 반박, 요약, 마지막 초점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입안문 쓰는 분들, 얼마나 고생들이 많으실까?>를 다시 상기했다.^^ 내내 늘 다른 사람 디베이트하는 것을 강평하고, 또 입안문을 첨삭하다가 이번에는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보니 음....^^
그렇게 바쁜, 땀나는 하루를 보냈다. 어제.^^

★ 뫼르소를 아시나요?_18차 인디월 디베이트 실습 참가자 후기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 | 작성자 김민영
카뮈의 이방인에 등장하는 뫼르소는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가서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은 사람, 평상시와 다름없이 담배를 피우고, 누군가 건네는 밀크커피를 마다하지 않은 사람, 어머니의 정확한 나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어머니의 장례를 끝내고 돌아온 다음날 우연히 다시 만난 여인과 해수욕을 하고 희극영화를 보고 사랑을 나누기까지 한 사람,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여인의 질문에 그건 중요치 않다고 대답하는 사람,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신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며 그 또한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 뫼르소가 이상한 것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웃에 사는 3류 인간과 별 뜻없이 교류를 하고, 그의 치정사건에 별 뜻없이 개입을 하고, 진짜 친구가 되었다는 3류 인간의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크게 반박하지 않는 사람... 중요치 않기 때문에. 세상 무심하고, 냉담하고, 어찌보면 참 의욕없고 대책없어 보이기도 한 사람, 뫼르소....
그런데, 이 얘기를 들으면서 이상하지는 않으신가요..? 왠지 내 얘기같고, 나도 그런 것 같고, 내 주변에 그런 사람 한두명은 있는 것도 같고, 나아가서는 그럴 수도 있다 싶은 생각도 들고... 하지는 않으신지요? 그렇습니다. 뫼르소는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 널린 인간이며, 어쩌면 바로 우리 자신일 수도 있는, 보편적인 인간입니다.
이러한 뫼르소에게 사건이 일어납니다. 살인사건입니다. '3류 친구'가 벌인 치정사건에 얽힌 살인사건. 뫼르소는 권총으로 아랍인 남자 한명을 바닷가 바위뒤에서 쏘아 죽입니다. 태양이 지독히도 이글거리던 어느 일요일 오후입니다.
이 사건으로 법의 심판대위에 선 뫼르소. 그곳에서 뫼르소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과 맞닥드립니다. 살인을 저지른 자신에게 신의 존재를 믿느냐고 다그치는 판사, 거짓진술을 요구하는 변호인, 어머니의 장례식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검사가 그들입니다. 그들은 뫼르소의 살인을 가운데 놓고 유죄로도, 무죄로도 만들 수 있는 듯 보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논리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논리를 설득력있게 만들기 위해 증인을 불러세우고, 그들에게 심문합니다. 뫼르소가 그런 인간이 아니냐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인간'은 대체로 우리 모두의 내면속에 있지요. 모든 것이 사실이면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상황.
논리는 그가 속한 사회의 신념과 가치관에 기반해 있습니다. 뫼르소가 그 신념과 가치관에 위배됨을 증명하면 유죄요,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면 무죄입니다. 뫼르소가 살 길은 단 하나. 그러나, 뫼르소는 이 이해할 수 없는 구조앞에 혼란스럽습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신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온 것처럼 사회적 통념에도 의지하지 않고 살아온 자기자신 밖에 없습니다. 뫼르소는 이 사실이야 말로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본인이 부여잡을 수 있는 유일한 진실이요, 끝까지 놓을 수 없는 신념임을 깨닫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 부조리한 세계에 대해 한없는 연민을 느낍니다. 그리고, 본질과 동떨어진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이야 말로, 오히려 평화임을 깨닫습니다.
이 소설은 폭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회적 폭력, 우리의 의식속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타인에 대한 단죄의 폭력.. 타인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늘 어느 정도는 폭력적입니다.
이 소설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시선속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류 보편의 인간입니다.
저는 이번 인디월에서 디베이트 실습 찬성팀을 맡았습니다. 주제는 <뫼르소의 살인은 무죄다>. 뫼르소가 우리 모두와 같은 보편적 인류임을 증명하면 이기고, 증명해 내지 못하면 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상대가 케빈리 교수님이시라는 점은 정말이지 어려운 난관이었습니다. 교수님의 디베이트 실력은 둘째치고, 뫼르소와 같은 스타일의 인간을 그닥 좋아하지 않으시는, ‘철저하게 문제해결적 관점으로 살아오신 분’이시기 때문에.^^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우리 코치님들 모두가 아주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반대입장에 '빙의'가 되시어 주장하셨습니다. 카뮈는 뫼르소를 통해 그 어떠한 인류 보편의 특성을 설명해 내는데 실패했다고.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쓰여지던 1942년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하던 시기로 이 시기에 이렇듯 ‘이방인스러운’ 작품을 쓰는 것은 작가로서의 시대정신에도 위배된다고. 흠...
결과는 뻔하지요. 위에 장황히 늘어놓은 뫼르소에 대한 저의 절절한 공감은 어디로 가고, 교수님의 칼날같은 지적과 관점앞에 땀을 삐질삐질.. 전선에서 밀려 수세에 몰리면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경험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영광이었습니다! 디베이트의 신화이신 교수님과의 디베이트라니! 잊을 수없는 추억.. 가문의 영광으로 삼고 대대손손 이 역사적인 사건을 전하며 살겠습니다.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한국토론대학의 ‘인문학 디베이트 월례회의(인디월)’, 날이 갈수록 우리 코치들에게 더없이 좋은 교류의 장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뜨거운 관심과 참여, 프로그램 안에서 이어지는 질문들이 그렇습니다. 이 자리를 축제와 같이 즐겨주시고 함께 유영해주신 전국의 모든 코치님들께 깊은 감사와 애정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음성과 섬세한 터치로 우리 모두를 카뮈의 세계로 안내해주신 우리 오성주코치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다음 달에도 그 다음달에도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유의 세계가 서로 교통하고, 더욱 더 넓어지기를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 지성을 한뼘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늦은 밤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ee you again.. ♥

인디월 후기 <이방인> - 어서 불어! | 세걸음​
11월 인디월은 나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첫째는 <이방인>이라는 것,
둘째는 대표님이 선수로 뛴다는 것.
수십 년 전 멋모르고 읽긴 읽었으나 "오늘 엄마가 죽었다"는 문장밖에 기억나지 않는 <이방인>.
내용은 흐릿한데도, 책을 읽으며 끙끙거리던 어린 내가 연상되어서였을까? 왠지 신나고 흥분되었다.
진행하시기로 한 오성주 샘께 이것저것 여쭤도 보고 번역가도 추천 받았다.
책벌레가 기어다니는 빛바랜 문고판 책을 치워 버리고 새 책을 샀다.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빌리고 유튜브도 여러 편 돌려봤다.
인디월 전날에는 정하나 샘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다.
디베이트 실전에 나서는 분이 케.빈.리.대.표.님.이라는!!!
이런!
만천하에 소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
하나 샘에게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시간이 더디게 갔다.
마음 속으로 "시간아, 빨리 가라~ 빨리 가라~" 주문을 외웠다.
혼자 생각해 보았다.
"뫼르소는 무죄다"에 대해
찬성측은 '뫼르소가 타의(사회적 시선)에 의해 '이방인'이 되었을 뿐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따라서 그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며 죄가 없다'
반대측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 안에서 살아야 한다. 뫼르소는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났으므로 유죄다'
이 정도에서 쟁점이 형성되지 않을까?
오 마이 갓!(대표님이 잘 쓰시는 표현을 빌려 본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찬성측은
1. 사회적 통념이 단죄의 기준이 될 수 없다.
2. 끝내 용서한 뫼르소
3. 보편적 인간형
반대측은
1. 사법적 판단으로도 유죄
2. 도덕적 담론조차 담고 있지 않아 유죄
3. 새로운 인간성(인간형?)의 발견에서조차 실패해서 유죄(문학에서 캐릭터는 전형성을 담보해야 공감을 획득한다. 그 당시 알제리 상황을 고려해 보자. 뫼르소가 전형적이냐? 카뮈는 실존적인 실험실(소설)에 넣고 인물을 관찰한 것일 뿐, 현실로 끌고 나와 보자. 끔찍 그 자체다.)
​반대측 3번 논거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 놀람 그 자체다.
대표님은 소설을 안 좋아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사유의 폭이 놀라웠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예상 밖인 논거라 그때 당시엔 멘붕이 와서 뭔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세 번이나 글을 날리며(enter를 눌러야 하는데 Backspace를 세 번이나 눌러 글이 날아갔다. 이러고 있길 몇 시간째...ㅠㅠ) 글을 쓰고 또 쓰다 보니 대표님 3번 논거가 지금 이해되고 있다.
​배틀이 끝나고 꿀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그 어떤 질문에도 유연하고 재치있게 답해주신 오성주 코치님("빨리 불어!"에서 웃느라 쓰러질 뻔했다). 이렇게 단 한 번의 강의만 듣고 끝내긴 아쉽다. 디베이트 전문코치 겸 유튜버로 활약하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PPT를 넘어 애니메이션 수준의 자료를 보면서 그저 "헐~~"만 연발했다. 감동의 물결이다. 얼마나 공들이고 준비하셨는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게다가 같은 책을 읽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시는지.... 사유의 폭은 얼마나 깊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저 오성주 코치님만 따라가면 나도 그처럼 훌륭해질 것 같다.
​오성주 코치님 덕분에 이젠 <이방인>이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조곤조곤 침착하고 여유있게 이끌어가신 김민영 코치님(본인은 삐질삐질 곤혹스러웠다고 하시는데 믿을 수가 없음).
민망하고 겸연쩍은 마음 접고 살신성인해 주신 케빈 리 대표님.
세 분께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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