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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미친다<디베이트와 나> 이명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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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03  17: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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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와 나> 코너는 디베이트가 각자에게 갖는 의미 내지는 영향을 쓰는 공간이다. 디베이트를 접하게 된 계기, 이후의 변화에 대해 이명인 코치가 먼저 시작한다. <편집자주>

나는 가끔 미친다. 순간의 영감이 내려칠 때 그렇다. 한때 나는 근대적 아버지 상에 미쳐 경상도 예천 시장을 일주일이 멀다하고 쫓아다닌 적이 있고, 40대 여자 마음의 무늬를 알고 싶어 무작정 돌아다닌 적이 있다.

요즘 나는 육면체에 미쳐있다. 이 역시 순간적인 영감과 함께 왔다. 

처음 신문기사를 통해 디베이트를 접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른 것이 육면체라는 구조물이었다. 영감이란 게 직관의 세계인지라, 디베이트가 육면체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조금씩 디베이트를 공부하면서, 리서치, 비판적 읽기, 스피치, 듣기, 쓰기, 그리고 순발력. 이 여섯 가지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내가 미칠 수는 없다. 이미 세상에 있는 공부의 효과 혹은 방법일 뿐이다. 무언가 더 있을 것이다.

퍼뜩 하는 순간에 시 한 수가 떠오르고, 눈 깜짝 하는 순간에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그들은 그 순간 전까지 간절하게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영감(靈感)은 목마름을 타고 온다.

나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일반인까지 두루 만나왔다. 그러면서 항상 일방적인 전달 방법에 한계를 느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창작의 분야인 글쓰기에서 일방적인 전달은 분명 한계점이 있었다. 전달자와 전달받는 자가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될만한 방법이 필요했다.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토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토론 수업은 종종 일방적인 전달이라는 샛길로 빠지곤 했다. 

이 목마름을 타고 디베이트가 내게로 온 것이다. 디베이트를 하면서 왜 내가 육면체를 떠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육면체란 구조물은 반듯하고 논리적이며 질서정연하다. 논리적이고 질서정연한 것은 안심되는 그 무엇이다. 세상의 많은 틀 혹은 구조물이 육면체인 까닭이다. 플라스틱 필통부터 김치 냉장고에 들어가는 김치통, 세상의 많은 것이 육면체이다. 

디베이트를 하다보면, 타픽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육면체의 구조물이 형성된다. 그 여섯 개의 벽면은 리서치, 비판적 읽기, 스피치, 듣기, 쓰기, 그리고 순발력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진정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은 이 틀이 유기적일 뿐만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육면체란 속성 상 폭과 깊이를 계속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얼마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놀이에 사용하는 주사위만한 육면체도 만들 수 있고, 거대한 빌딩도 만들 수 있다.

나는 디베이트에 미쳐있다. 직장도 치우고, 글쓰기도 당분간 미뤄둔 상태다. 그래도 내 등줄기를 후려치며 디베이트에 눈을 뜨게 한 나의 직관력, 영감, 목마름에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 나는 지금 미쳐 있어 충분히 행복하다.

   
 

이명인 코치

 


* 1992년 현대소설 신인상 - 장편소설 ‘먼 하늘 가까운 사람들’ 로 등단
* 1995년~1996년- 농민신문 장편소설 ‘빼앗긴 들의 사람들’ 연재
* 1997년 - 장편소설 ‘사랑에 대한 세 가지 생각’ (민예당) 출간 
* 1999년 - 장편소설 ‘아버지의 우산’ (문이당) 출간
* 2000년 - 장편소설 ‘집으로 가는 길’ (문이당) 출간
* 2002년 - 장편소설 ‘치즈’ (문이당) 출간
* 2006년 - 장편소설 ‘낙타’ (문이당) 출간
* 2008년 - 장편소설 ‘은밀한 유산’(대교베텔스만) 출간
* 현재  -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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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는 글귀가 떠 오르네요. 부럽습니다. 열정과 실천력이..
(2011-12-26 16:26:27)
하늘동행 최혜령
코치분 중에 소설가 분이 계신 줄은 미처 몰랐네요. 역시 문장이 남다르시네요.
같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동변상련자로서 직장을 접을 수 있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2011-12-05 15:45:33)
연구원11
코치님께서 지도하신 학생들의 실력이 굉장히 뛰어났는데요,
그 이유를 조금이라도 알 것 같아요!!

(2011-12-04 17:18:19)
Kevin Lee
대구 어머님들이 너무 좋아하셔서 작은 질투심이 생겼습니다.^^
(2011-12-04 16: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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