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대구 학부모 연수 5기 10반의 하늘라기님이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 카페에 올린 수강 후기다. 현장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어 옮겨 싣는다. <편집자주>

처음에 학교에서 디베이트 신청서를 받고서 이게 과연 뭐지 라며 많이 의아해했습니다. 솔직히 그땐 디베이트가 뭔지도 모른 채, 하라고 해서 또 뭔지 궁금하기도 하여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언니들과는 시간이 맞지 않아 혼자서 오기도 참 머쓱하고 오기 전까지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망설임을 물리치지 못하고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뻔 했습니다.

어제 첫날 막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서 오느라 지각을 하여 앞부분을 못 들은 게 정말 많이 후회가 되더군요. 열심히 강연을 하시고 다들 집중해서 앉아 있어서 졸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며 앉았습니다.

오! 그런데...정말 뭐라고 해야 하나요?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가 자꾸 속에서 부풀어 오르더군요. 이런 것도 있었구나. 왜 난 여태 이 좋은 걸 모르고 있었지? 진작 알았더라면…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고 반성도 하게 되고. 그 순간 우리 아이들에게 이걸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군요.

동영상에서 나오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 와 대견하기도 하고 솔직히 무척 부러웠습니다. 내 아이도 내가 아는 이웃의 아이들도 디베이트를 통해서 자기 의견을 저렇게 논리 정연하게 펼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히 어른인 저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논리정연하게 그렇게 주장을 펼칠 수 있을지.

케빈 선생님의 강연을 그렇게 들으면서 기대도 했다가 불안도 했다가……. 하지만 일단 무척 흥분이 되었습니다. 디베이트! 정말 많이 보급 되었으면, 우리 학교에서도 했으면, 하는 기대도 커지고, 저도 거기 한 몫을 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마지막에 숙제를 받고서 보니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앞서더군요. 솔직히 자료 조사는 리포트 내듯이 해서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 실제 경기? 대회를 한다니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주제는 '불법 체류자 자녀의 의무교육을 중지하여야 한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이 주제를 접하고서 자료를 준비하려 조사를 하려는데. 이 주제 안에 너무나 많은 함의들이 있더군요. 이 짧은 문장 속에 어쩜 그리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찾으려니 너무나 광범위해서 처음엔 무지 헤매었습니다.

둘째날인 오늘 두근 두근거리는 맘으로 강연장으로 갔더니 인사 후 바로 반별로 가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조금은 설명을 듣고 조금 더 배우고 나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바로 올라가라니요. 아~~ 이대로 바로 시작하는 구나라는 마음에  불안해지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걸어서 4층으로 올라가서 드디어 10반에 들어갔습니다. 다들 처음 보는 얼굴에 처음 보는 선생님. 약간은 어색하게 시작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반 코치이신 김명지 코치선생님께서 즐겁고 가볍게 기분을 풀어주시면서 알기 쉽게 간단히 먼저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해주시더군요.

저희팀은 줌마팀은 처음엔 찬성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라운드 반박을 담당  하였는데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나갔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말 많이 버벅거렸습니다. 앞에 서니 어찌 그리 떨리는지요.

그런데 묘하더군요. 몸은 떨리고 마음도 떨리는데, 점점 집중을 하게 되고 흥분도 되고, 교차질의 타임에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반박을 해야 하니 상대팀 의견을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적고 집중하고.

아 이래서 디베이트가 좋구나라고 또 한번 푹 빠졌습니다.

2라운드는 반대 입장에서 하게 되었는데 1라운드 때 보다 왠지 더 흥분이 되더군요. 떨림은 더 커지고 앞에 찬성의 주장을 펼치다 반대의 주장을 펼치려니 머릿속에서는 정말이지 왔다갔다 내가 제대로 말을 했나라는 의구심까지 생기더군요. 2라운드에서는 아~~ 나는 입안이나 반박보다는 요점이나 초점이 더 맞구나라는 걸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서 있는 시간이 더 짧아서 심리적으로 조금은 안정이 되었는지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라운드 하기 전에 김명지  코치님께서 강평을 해주셨는데 귀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충을 해야 하고 어떤 형식으로 해야 되는가가 그림으로 서서히 그려지더군요.

저희가 3라운드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동전 던지기에 져서 찬성 의견을 나중에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팀들이 하는 것을 보고, 빠졌던 부분,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들을 보충해서 열심히 적고 열심히 되내이며 심화 질의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왜 찬성하는가에 포커스를 강하게 맞추어 질의타임에 대응을 하였습니다. 결과도 좋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첫날 동영상 강의를 보며 과연 얼마나 해야 나도 이렇게 논리적으로 토론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틀 동안 강의를 듣고 실제로 몸소 체험을 하고 나서 좀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가지긴 했지만 부족하지만 실제로 해내었습니다. 스스로 무척 뿌듯했습니다.

김명지 코치님께서 저희 속에 씨앗이 생겼다면, 작은 불씨가 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씨앗이, 불씨가 피어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씨가 피어났을 때, 씨앗이 자리 잡았을 때 이 기회를 붙잡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이틀 동안 짧았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었던 대구시 교육청에 정말 크나큰 감사를 드리고, 이렇게 좋은 디베이트를 접할 수 있게 우리나라에 전파시키시는 케빈 선생님께도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질문이라도 웃으시며 즐겁게 답해주셨던 우리 김명지 코치님 정말 감사드려요. 코치님이 아주 많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같이 팀을 이뤘던 저희 팀원님들 떨렸지만 정말 즐거웠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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