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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의미 있는 성장과 변화’가 있어서 계속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케빈이 만난 디베이트 코치> 정진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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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9  1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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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디베이트에 헌신하고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디베이트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케빈리가 한국 디베이트 코치 열전을 시작한다. 오늘은 최근 열린 제6회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를 준비한 한대연 디베이트 분과 위원 정진우 교감 선생님을 만났다. <편집자 주>  

   
 정진우 교감 선생님

1.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저는 남양주 밀알두레학교 중등 과정 교감으로 섬기고 있는 정진우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디베이트 수업을 하며 중요한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도록 돕고 있고요. 다른 기독교 대안학교 선생님들과 연합해 디베이트 축제를 진행하며 건강한 토론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공저로 <하브루타 디베이트 밀키트>가 있습니다.

2. 젊은 나이에 교감 선생님이 되셨는데, 그 비결이라면?^^
대답하기 부끄러운데요. 일반 학교 교감 선생님의 이미지로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제도권 밖에 있는 대안학교이다 보니 해야 할 일도 많고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요. 그래도 비결이라고 한다면 주어진 시간과 업무들을 인내하며 감당했던 게 비결이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내년에 보직이 어떻게 이동될지 몰라요.

3. 이번에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를 제6회째 치렀는데, 소감은?
올해 주제가 ‘AI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라는 주제인데요. 이 주제는 우리에게 “과연 인간 판사를 AI 판사로 대체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찬성 측의 경우는 객관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강조할 수 있겠고, 반대 측의 경우는 오류의 가능성, 데이터의 편향성, 가치판단의 여부를 강조할 수 있었을 거예요. 인간이 만들어 낸 AI의 능력은 그 발전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요. 특히 이번 주제는 사법부라고 하는 시스템 안에서 과연 AI가 판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데요. 디베이트에서는 정답이 없잖아요. 해답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참여했던 우리 아이들이 대립하는 쟁점을 가지고 ‘본질’을 탐구하고, 그 ‘본질’ 속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았길 기대해 봐요.

4. 축제 조직할 때 제일 어려운 점은?
준비하는 선생님들 모두 학교 현장에 계시기 때문에 일단 선생님들이 수업을 챙기랴, 행사를 준비하랴, 너무 바쁘고요. 그러다 보니 함께 모여서 논의할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보통 저녁 9시에 모여서 11시까지 회의하고 그랬거든요. 또한 전문성 있는 심사위원을 모시기 힘든 점도 있고요. 그 외에도 참가 팀 모집이 어렵다, 예산이 없다, 주관학교 선정이 어렵다 등등 실제로 어려운 점들이 많아요. 그중에 제일 어려운 점이 뭘까를 생각해 보면 ‘왜곡된 경쟁이 주는 모습’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 학교 아이들을 보면 피구를 굉장히 좋아해요. 모두가 동의해서 피구 경기가 열리죠.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이기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히면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요.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피구를 함께 한 게 잘못일까요?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려는 태도가 잘못된 걸까요? 많은 대안학교가 세워진 이유는 입시 위주의 경쟁식 교육의 대안으로 많이 세워졌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고민은 대안학교라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계속 해답을 찾고 있는데요. 현재 제가 찾은 해답이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디베이트 수업 때마다 계속 강조하고 있어요.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 또한 왜곡된 경쟁의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 자체를 즐겨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계속 수업 시간 때마다 강조하고 있어요. 우리 팀만 이겨야 한다는 이기적인 관점보다는 더불어 성장하는 공동체적인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나만 이겨도 돼! 라는 왜곡된 경쟁의 모습이 아니라 나도 성장하고 상대도 성장하는 건강한 경쟁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5. 그럼에도 그 축제를 계속 지속하는 이유는?
학교별로 해마다 돌아가면서 주관학교로 섬기는데 올해는 독수리기독학교에서 섬겨줬어요. 전국 기독교 대안학교 중 11개 학교 총 23팀이 참가하여 3번의 경기를 진행 했고요. 외부의 지원 없이 지속해서 축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만약 우리 선생님들이 디베이트 축제를 디베이트 역량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지속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우리의 초점은 ‘아이들의 성장’에 있었고, ‘아이들의 의미 있는 성장과 변화’가 있어서 계속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진행하는 디베이트 축제의 취지는 ‘디베이트’에만 있지 않고,’디베이트’를 통해 서로 연합하고 교류하는 데 있어요. 즉 아이들의 역량을 겨루는 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교류’하고 ‘연합’하는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토론 대회라고 하지 않고 축제라고 이름 지은 것도 이 때문 이고요.

   
  제6회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과 함께

6. 이번 제6회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의 특징은?
제3회 때부터 코로나로 인해서 디베이트 축제를 운영하는데 제약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 제6회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는 그런 제약 없이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작년에는 두 번의 경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3번의 경기로 치러졌고, 경기 후에는 함께 기념 촬영도 했어요. 결선 진행 방식을 놓고는 정말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눴어요. 다들 기독교 대안학교 선생님들이시다 보니 경쟁이 주는 왜곡과 경쟁의 과열을 염려했던 거죠. 그래서 논의 끝에 결론은 4팀만 올리고 우승팀을 뽑지 말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2부 순서로 참여했던 모든 팀을 섞어 정책 제안발표회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이번 제6회 디베이트 축제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면 주제와 관련된 정책 제안 활동이 추가 되었다는 점인데요. 디베이트를 통해 나왔던 대안과 지향했던 가치를 정책과 연결해 본 거예요. 이러한 활동은 우리 아이들이 디베이트로 시작해서 디베이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디베이트를 통해 실제 제안까지 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여요. 이 제안을 정리해서 국회에 보내려고 해요.

7. 제1회에서 제6회 축제까지 치르는 과정에서 성장한 것이 있다면?
디베이트에 대한 많은 오해 중의 하나가 ‘상대를 이기려는 토론이다.’라는 점인데요. 하지만 디베이트를 가르치는 모든 코치님도 같은 생각을 하실 거라 생각해요. 디베이트는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상대 팀의 주장에 귀 기울이며 우리의 주장이, 틀리고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게 디베이트잖아요. 저는 이러한 과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배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나와 다를 수 있구나!”, “내 생각이 틀렸구나!”를 깨닫게 해주니깐요. 우리 주변을 봐도 내 주장을 어떻게든 관철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면 소통이 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디베이트를 통해 건강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대안이라고 하는 결론을 쉽게 내지 않아요. 오랜 기간 리서치를 하고 반복되는 경기를 통해 다듬어 결론을 맺게 되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지식과 지혜가 깊어지더라고요. 이 외에도 1년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만나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되었고요. 올해도 서로 반갑게 만나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깐 흐뭇하더라고요. 그리고 매회 새로운 학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고요.

8. 앞으로 축제의 발전 방향은?
앞으로 우리 디베이트 축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향성을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여전히 남겨진 과제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시상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공정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경쟁이 주는 왜곡과 과열을 어떻게 줄여야 할지?, 심사위원 확보는 어떻게 할지? 등등이요. 그래서 앞으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그 질서 안에서 너와 나를 넘어 우리가 되는 디베이트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계속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꿈꾸는 것들을 생각하면 흐뭇해져요. 한국토론대학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토론학교에 우리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우리 기독교 대안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베이트 코치 자격증반도 개설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해외 기독교 학교에서 디베이트 수업의 필요를 느끼고 연수를 요청하는 학교들이 실제로 있는데요. 언젠가는 디베이트 축제를 해외에서 개최되는 그날을 꿈꿔보고요.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가 아닌 해외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가 되는 그날을 상상해 봐요.

9. 기독교 신앙생활에 디베이트 활동이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성경 속에서 기독교적 가치와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 말을 들어보면 마지막 초점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기독교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결론은 늘 예수님의 말씀으로 귀결돼요. 예를 들어 이번 디베이트 축제를 통해서는 “억울하고 분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사람의 판단도 아닌, AI의 판단도 아닌 하나님께 있기에 우리의 결론은 ‘그래서 하나님’, ‘그래도 하나님’, ‘오직 하나님’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아이들이 찾을 수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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